문재인 케어. 누가 하느냐 보다, 내용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문재인 케어라는 이름 대신 의료보장성확대 정책이라고 하자.

우리나라 건보가 급여 진료의 본인 부담이 굉장히 저렴하지. 그걸로 모자라서 본인 부담 상한제도 있고. 하지만 의사들이 달라는대로 줘야하는 비급여 진료는 굉장히 비싸고, 본인 부담 상한제에도 해당 안 된다. 그래서 실손 보험이 있는 거고, 실손 보험 없이 큰병 걸리면 가정은 파탄나지 그걸 막겠다는 것이니 환자 입장에선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의사 입장에선 우려하는 것.

비급여항목이 아직까지 비급여인 이유는 대략 이렇다.
1. 치료랑 전혀 상관이 없는 것들 (피부미용, 성형)
2. 치료에 상관이 있지만 아직까지 건보로 뒷받침하기에 부담이 큰 것. (2를 급여로 포함시키자는 것)

급여 항목 의료 수가의 원가 보전률은 항목마다 다르긴 한데, 평균 냈을 때 의사들 주장으로는 원가의 70%, 정부 주장으로는 90%를 보장하고 있다고 한다. 원가가 보전되지 않아서 급여 진료를 하면 할 수록 손해가 난다. 그런데 의사들 돈 많이 벌던데, 어떻게 된 일인가? 먼저, 원가를 절감하면 된다. 대기업이 원가 후려쳤을 때의 중소기업이 하는 거랑 판박이. 환자 10분동안 볼거 3분, 1분만에 보기, 간호사 두명쓸거 한명 쓰기, 전공의 80시간 일하는거 120~160시간 부리기... 그렇게 원가가 절감된다.

그리고 가격을 정할 수 있는 비급여 진료로 바짝 당긴다. 사실상 급여에서 원가 절감으로 이득낸다는건 한계가 있는 일이고, 사실상 이게 다 의료기관 밥줄이지. 보장성확대 정책은 이걸 최대한 없애겠다는 건데... 그래서 의사들 다 죽는다 외치는 거고.

'비급여로 치료가 간절한 환자 상대로 폭리 취하고 꿀빨던 의새들 엄살은'이라지만, 비급여가 비싼 건 의사들만의 탓은 아님. 급여 항목이 싼 건 원가를 후려쳤기 때문이고, 비급여 항목이 비싼 건 급여에서 나는 손해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여 항목 싸다는 칭찬은 나라가 다 받고, 비급여 항목 비싸다는 비난은 의사가 다 받지.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와 함께, 의사들이 호소하는 수가 현실화도 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안 믿는다는게 문제. 수가 현실화는 약속 안 한 정권이 없고, 통수 안 친 정권이 없거든. 비급여를 급여로 포함하는 문제만 놓고도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를 놓고 대립하는 상황에, 수가 현실화까지 동시에 가능할까...? 역대 정권 모두가 그래왔지만, 수가 현실화 약속 안 지킨다고 누가 뭐라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