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시 님의 '윤리적 통제가 본질적 해결이 되지 못한다'에 대한 글입니다.


댓글로 적다보니 잘 이해가 안되시는것 같아서 글로 남깁니다.

 

우선 중심 내용인 논문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MMORPG 현금거래 시장의 발생동기와 경제적 기능>
링크->https://drive.google.com/file/d/0Bx6Enxohyw7SWDJKSXctOVRGNDg/view

1. 아이템거래시장이 생기는 이유


 위 논문에서는 아이템 거래 시장이 생기는 이유가 '레벨업'이라는 고정적 재미를 얻기 위해 '사냥(레벨링)'을 계속해야하는데,

 

(총 게임의 재미) = (레벨링할때 얻는 재미) x (레벨링할때 걸리는 시간) + (레벨업할때 얻는 재미)


이때 '반복된 사냥(레벨링)'이 음수값을 가지게 되면서 레벨링할때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키고 그럼으로써 총 재미가 줄어든다고 가정했습니다.


따라서 레벨링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아이템을 구매하면 '(레벨링할때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 아이템을 구매하게됩니다.


반대로 게임을 파는 입장에서는 이와 같습니다.


 (총 게임의 재미) = (레벨링할때 얻는 재미) x (레벨링할때 걸리는 시간) + (레벨업할때 얻는 재미) + (현금을 얻음으로써 얻는 재미)

 

즉, 아이템을 팜으로써 얻는 현금적 이득으로 재미를 추가적으로 얻기 때문에 파는 플레이어도 게임에 대한 재미를 더 느낄수 있다는 겁니다.

 

이로써, 수요와 공급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템거래 시장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게임 내 재화 분배를 효율적으로 나눔으로써 불필요한 플레이시간도 줄이게 되고 결국 게임의 총 재미도 늘리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게됩니다.


2. 아이템 거래 시장이 게임사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일반적으로 게임사는 게임의 유저 수에 따라 수익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아이템 현금 거래시장은 아이템 현금화 가능성에 이끌려 신규 유저들을 불러모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신규 유저들 또한 성장하려면 아이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템에 대한 수요를 만들게 되고 공급도 또다시 늘게 되면서 계속해서 유저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만들게 됩니다.

 즉, 아이템 현금화 시장이 게임의 유저수를 증가시키므로써 게임사의 수익은 증가하게 됩니다.

 

이것이 논문의 전체적인 내용입니다.

 

그러나 위의 논리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1. 레벨링 과정이 재미없다는 것을 전제로 세웠다.

 

 RPG란 이름 자체가 Role-Playing Game 즉, 역할수행게임을 말하는겁니다.

 

 역할수행게임이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를 조종하면서 미션을 클리어하고, 성장하며, 죽이기 어려운 적을 이기는 또는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거나 하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끼기도 하는 총체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오직 레벨업으로 얻는 성장의 재미만을 가정했습니다.

 

RPG에는 하다못해 옷입히는 재미서부터 스토리 설정으로 만화를 만들어 올리는 것까지 포함하는 재미가 있는데 말이죠. 또한 사냥이 재미없는 게임은 아무리 그래픽이 좋고 구성이 좋아도 언제나 비판받아왔습니다.

 

대표적으로 검은사막이 있죠.(물론 검은사막은 운영문제가 컸긴 했지만 초반에 큰 반향이 없었던 이유도 사냥이 재미없어서였습니다)

물론 2005년에 만든 논문이라는 점을 보면, 그 시절 MMORPG들의 전반적인 특징이 그러하였다 하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만,

 

 본디 RPG라는 뜻에서 비춰본다면 사냥, 즉 레벨링조차 재미있는 게임이 제대로된 RPG라고 주장할수 있으므로,

 

제대로되지도 않은(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MMORPG를 전제로 논리를 핀다는 점에서 오류가 있습니다.

 

 2. 작업장의 문제를 간과했다.


 위의 논문에서는 작업장이 미치는 효과를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물론, 위의 논문에서도 짤막하게 작업장의 존재를 언급하지만 이는 아이템현금거래시장의 전문화를 강조하기위한 수단이였지 게임사의 이익이나 게임의 재미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럼 작업장이 왜 문제일까요?(이 말을 하는 제가 어이가 없지만서도)

 

 작업장의 가장 큰 문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수요를 가뿐히 뛰어넘는 공급과 0에 가까운 수요

 

에 있습니다.

 

 특히, 봇을 이용한 파밍이나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발 작업장은 상상을 초월하죠.

 

 문제는 이들은 재미에 대한 수요가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하면 천년 만년 1렙짜리 몬스터만 잡고 만렙을 찍으라고 해도 그대로 할 놈들이라는거죠.

 

따라서 이들이 굳이 현금을 들여 아이템을 구매할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엄청난 사냥시간을 소모해 얻는 재화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결국 작업장은 게임 내부의 아이템을 엄청나게 만들어내게 되며 아이템의 가치는 점점 땅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현금시장에 물건을 팔던 공급자들은 게임에 노력한 정도보다 손해를 보게되고, 아이템거래시장만을 보고 온 유저가 가장 먼저 게임에서 이탈하겠죠.

 

작업장의 존재만으로, 아이템거래시장의 이점이 모두 사라지는겁니다.

 

 기존에 아이템을 얻어도 즐거워하기는 커녕 잡템과 비슷한 가격에 한숨을 쉬게되고,

 

 수요자들은 점차 사라져가는 유저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낄테고,

 

 게임사는 작업장때문에 미친듯이 늘어난 서버부하와 무너져가는 게임 벨런스, 앞선 이유로 떨어져나가는 유저들 때문에 손해를 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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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템 거래 시장은 게임과 게임사에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저는 위의 논문이 빈약한 전제로 잘못된 결론을 내린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논문이 2005년도에 나온 온라인 게임이라는 개념이 나온지 10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서,

 추후 증명을 바라며 나왔던 실험적인 논문이라는 점에 있어서 충분히 이해할만 하죠.

 

결국, 현실에서는 아이템 거래시장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된채 MMORPG 시장 전체가 침체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 게임사들이 직접 현금거래시장을 운용해보자 했지만 모두 포기한 이유도 그런 점에 있습니다.



-윤리적 통제에 대하여-

 애초에 윤리라는 것이 애매 모호한 도덕관념에서 탄생한것이 아닙니다.

 윤리는 우리가 속한 사회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법일 뿐이며, 단지 그게 공식적으로 법제화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암표를 금지하는 이유는 그것으로 사회가 얻는 이득보다 잃는 손해가 많기 때문이지 결코 무언가가 양심으로 명령한 무언가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MMORPG 내부에서도 존재하는 아이템 스틸 금지, 뒷치기 금지 등등의 여러 매너(윤리)들도 게임사가 정해주지 않은, 자신들이 속한 게임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법칙입니다.

애초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먼저 있었기 때문에 윤리가 생기는 것이지, 결코 갖잖은 윤리가 먼저 생겨서 사람들을 손해보게 하지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사회상을 반영하지 않은 낡은 윤리가 우리를 옭아맬수도 있고, 어떤 독재자들과 단체들이 갖잖은 윤리를 먼저 만들어내 사람들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수는 있지만, 그것은 비판하고 수정해야하는것이지 윤리가 필요없는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게이머들이 한국 게임시장을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갖잖은 우월감 때문이 아닙니다.(물론 소수 그런사람들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도박에 가까운 확률성 아이템 콘텐츠, 게임내부적 요소보다 외적인 요소에 의존한 콘텐츠, 게임의 재미보다 수익을 우선하는 게임사들, 고의적으로 만든 벨런스 불균형 등]이

당장에 수익은 많겠지만 장기적으로 볼때에는 한국 게임 산업의 침체를 불러오기때문에 비판하는겁니다.

그것이 당장의 수익만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선악개념을 강요하고, 윤리적으로 통제하는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의 성장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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