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퍼즐과 RPG를 합쳐 새로운 재미를 만드려는 시도는 많았습니다. 퍼즐 특유의 반복성과 RPG의 몰임감이 합쳐지면서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매김하게 되었는데, 특히 일본에서 많은 도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퍼즐&드래곤>을 필두로 독특하면서도 참신하고 재미있는 퍼즐 RPG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게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 구글플레이와 스토브에서 출시한 <페어리 나이트>는 독특하게도 이를 패키지 게임에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퍼즐의 소재는 독특하게도 파이프 연결 퍼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처음 스크린샷을 보면서 '이런 퍼즐을 RPG랑 어떻게 붙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게임을 해보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페어리 나이트>의 재미를 조금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페어리 나이트 전투 화면]

게임의 가장 큰 재미는 바로 위에서 설명했듯 바로 퍼즐 풀이입니다. 6x5칸으로 구성된 블록을 하나씩 회전시켜 끝과 끝을 연결시키는 라인 연결식 퍼즐입니다. 일자(ㅡ), 기억자(ㄱ), 교차(), 티자형(T) 총 4개의 라인 블록을 이용해 어떻게든 좌우 통로를 연결 시키면 됩니다. 그리고 연결되었을 때 라인이 뻗어있는 만큼 추가로 블록이 터집니다.

이 퍼즐은 캐릭터들의 공격 대미지를 결정합니다. 퍼즐을 잘 풀어 최대한 많은 블록을 깨야 높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죠. 근데 한번에 높은 대지미를 주기위해서는 머리를 꽤나 굴려야합니다. 계산을 조금 잘못하면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블록이 연결되면서 허망하게 턴이 끝나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30개의 블록을 잘 맞춰서 라인을 연결시켜보자]

또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하면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는데, 퍼즐 블록을 이용해 스킬을 써야하다보니 퍼즐 맞추는 재미가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가장 큰 이유가 연결된 마법 블록 숫자에 따라 단일 대상 마법과 전체 마법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보통 홀수(1,3)개는 단일 마법, 짝수(2,4)개는 전체 마법이어서 이를 생각하면서 라인을 연결하다보면 더 퍼즐에 몰입하게 됩니다.  
  
블록이 터질 때 빠른 속도로 빵빵 터져서 특유의 타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터지는 럭키 블록도 생각보다 많아서 마치 퍼즐을 잘 푸는 것 같은 같은 자심감도 얻을 수 있구요. 퍼즐 방식은 단순한데 묘하게 변수가 많다보니 계속 반복해서 다음 턴에 도전하게 됩니다. 타격감과 성취감 이 두 가지 요소가 잘 어울어져 높은 몰입감을 만들어냅니다. 

[마을에서나 던전 내 스토리 진행 구간에서 볼 수 있는 대화들]

게임의 스토리도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은 마물들을 잠재우는 제사단에 합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왕국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이를 둘러싼 음모를 막고 사건을 해결합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복잡하진 않지만 매 스테이지마다 적정량의 정보를 풀어줘서 보는 차근차근 진행하는 맛이 있죠. 일정 스테이지마다 궁금증을 자극하는 스토리 연출이 등장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RPG답게 성장감이 꽤 좋습니다. 레벨이 꽤 잘 오르는 편인데 레벨 별로 공격력, 체력등의 전투 관련 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전에 어려웠던 적들을 갑자기 쉽게 무찌를 수 있게 되고, 자신이 엄청나게 강해진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다시 엄청나게 강해진 적들이 등장해 좌절감을 주지만요. 레벨 디자인이 꽤 잘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레벨이 생각보다 잘 올라 어느새 고렙이 된 캐릭터들]


물론 별로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조금 있습니다. 일단 모바일 버전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보니, 전반적으로 PC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모바일식 조작 방식'과 'PC에는 맞지 않는 해상도' 두 요소가 가장 크게 느껴졌습니다. 터치를 기반으로 조작을 구성하다보니 마우스나 키보드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고, 화면에 비해 캐릭터나 버튼 크기가 너무 크다보니 게임을 하는 동안 불편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스테이지 내에서 적을 어디에서 마주칠지 안내가 안되고, 또 얼마나 더가야 이 스테이지가 끝나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어서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이 때문에 스테이지가 언제 끝나는지, 적을 얼마나 더 물리쳐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어려워서 꽤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또 상점에서 아이템 구매하거나 착용할 때 캐릭터창과 상점 화면을 계속 드나들어야 한다는 점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한 몫을했습니다.

[상점과 장비 착용 칸을 오가는 것은 정말 너무 번거로운 작업]


모바일 버전에 비해 PC 버전은 다소 급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사실은 게임의 핵심적인 퍼즐과 성장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렇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습니다. 여하튼 게임은 재미있는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독특하고 재미있는 RPG를 찾고 계신분이면 한번 받아서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게임은 스토브 페이지에서 쉽게 구매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