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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 앞글

 

1. 색에 대한 재미없는 기본 정보

 1.1. 색상, 채도, 명도 그리고 톤

 1.2. 색과 연상

 

2. 애니메이션과 색

 2.1. 캐릭터와 색

 2.2. 배경과 색

 2.3. 외곽선과 색

 

3. 결론 - 색은 말하고 있다.

 

 

0. 앞글

 

 

익숙하기 그지없죠.

 

 흑백 사진과 흑백 영화로 만나는 시대도 사실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었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수천만 개의 색을 만나요. 그리고 색을 사용하죠. 어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게 되는 결정적인 기준은 시각적 요소라네요. ‘첫 인상이 반을 먹고 들어간다’는 속설도 있듯이 시각적 요소와 색은 소비자를 가장 먼저 끌어들여요.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죠. 시작은 기술적인 한계로 흑백이었지만 지금은 셀 애니메이션에서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발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무궁무진해졌어요. ‘색’은 사용하는 사람이 선택하고 골라서 쓸 수 있어요. 애니메이션에 맞는 색을, 제작자들은 스펙트럼에서 하나하나 골라내어 날개를 달아주었어요.

 

 얇고 잘 끊어지는 단어의 끈을 잡아서 연원을 밝히고 생성 방법을 찾아내 사전에 기록하는 언어학자가 있듯이 이런 색의 의미들을 찾아 정리해주고 어떤 색이 이 디자인에 어울리는 색인지 찾아내는 컬러리스트라는 직업도 있어요.

 

이건 몇 가지 색상을 가지고 있을까요?

-컬러리스트-

 

 색감이란 단어가 궁금해서 그랬는데 호기심 하나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배우진 않았지만 우리들은 색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몸으로 익혀왔고, 여러 가지 색이 한 데 모여 내는 느낌에 대해서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왜 우린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렸는데 색감이란 단어에 형용사를 붙여서 말을 하면 그 점에 공감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간단하게 색에 대해서 정리한 다음, 애니메이션에선 이 색들이 어떻게 사용되는 지로 넘어갈 거에요. 이미지 링크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사용 가능한 사진의 수를 늘렸죠.

 

1. 색에 대한 재미없는 기본 정보

 

 색이란 무엇일까요. 색은 우리의 시각 환경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속성 중의 하나로, 빛에 의해 물체를 감지하는 방법 중 하나에요. 물체에 닿는 빛 중에 흡수되지 않고 반사되는 빛이 그 물체의 색이에요. 그 중에서 검은색은 빛을 모두 흡수해서 그런 색을 나타내는거구요.

 

 

 

원색은 색을 혼합하여 모든 종류의 색을 만들 수 있는 독립적인 색으로, 가산혼합의 삼원색인 빨강, 초록, 파랑이 있고 감산혼합의 삼원색인 시안, 마젠타, 노랑이 있어요. 가산혼합은 다 더하면 하얀색이 되는 색이고 감산혼합은 검정식이 나와요. 참고로 가산혼합의 세 색 중 두 개를 섞으면 감산 혼합의 삼원색이 나와요.

 

이런 색을 가르치기 위해서 미국의 미술 선생님 먼셀은 빛깔의 속성을 색상, 명도, 채도로 나누고 색상환, 색상표, 색상계 등으로 색상끼리 가지는 관계를 표로 보여줬어요.

 

 

 

 1.1. 색상, 명도, 채도 그리고 톤

 

 색상은 색 이름으로 구분지어서 이름 불려요. 빨강, 파랑 이렇게요. 색의 구성 요소 중에서 가장 자주 듣는 단어일거에요. 색상을 부를 때는 채도와 관계된 형용사가 더 붙어서 더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도 해요. ‘연한 빨강’, ‘칙칙한 파랑’ 처럼요.

 

 명도는 밝고 어두운 정도를 뜻해요. 색감이나 채도가 없이 명도만 가지고 있는 색들을 무채색이라 하고 그것들은 명도에 따라 순서가 잡혀 있어요. 하얀색부터 검은색 까지요. 채도는 색의 맑고 탁한 정도를 의미해요. 순색에 가까울수록 고채도라고 하고, 색을 섞으면 섞을수록 채도는 점점 낮아져요.

 

 톤은 제가 궁금해 했던 ‘색감’에 가장 근접한 단어인 것 같아요. 명도와 채도의 개념에 감성적인 이미지를 더해서 톤이라고 불러요. 간단히 톤에 의한 이미지 표현을 위해 사용되는 톤 시스템 중 우리나라의 톤 시스템인 HUE&TONE 120의 톤들을 보면 다음과 같아요.

 

Vivid: 선명하고 강한 색을 의미해요. 채도가 가장 높아 화려하고 역동적인 느낌이에요.

Strong: Vivid 보다는 낮은 채도를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이고 강한 이미지를 가져요.

Bright: Vivid의 명도가 조금 높아진 톤이에요. 신선하고 유쾌한 이미지를 줘요.

Pale : Bright보다 명도가 더 높아진 톤이에요. 창백하거나 부드러운 느낌이에요.

Very Pale : 유채색 기준으로는 가장 채도가 낮고 명도가 높은 톤으로 매우 연해요.

Light Grayish : 고명도에 속하지만 채도가 낮아 안정감을 주는 차분한 톤이에요.

Grayish : Vivid에 회색이 섞인 색으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색이에요.

Dull: 탁색 중 하나로 무게감이 있고 고상한 느낌이 드는 색이에요.

Deep : 저명도, 저채도의 짙은 톤으로 침착하고 깊은 느낌을 줘요.

Dark : Vivid에 검은색을 섞은 톤으로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를 가지는 색이에요.

(Fantasy♂)

 

 애니메이션에서도 각 작품에 분위기에 맞게 색상 간의 톤을 맞춰서 사용하고 있어요.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치유물 처럼 분위기가 잔잔한 작품들은 낮은 채도의 톤을 사용해서 눈을 편안하게 해줘요. 반면, 캐릭터의 독특한 개성이 중요하고 분위기가 활발한 작품들은 Vivid에 가까운 톤들을 사용하겠죠. 계속 이론만 이야기하다보니 저도 재미가 없어져서 잠시 이야기를 돌려봤어요.

 

 그럼 다음으로 색과 연상에 대해 알아봐요.

 

1.2. 색과 연상

 

색은 위에 설명한 톤처럼 감정적인 의미도 가지지만 개인의 경험이나 사회의 경험에 따라 구체적인 사물을 떠올리게 하기도 해요. 억지지만 만약 오이냉채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 초록색을 만나면 오이냉채를 떠올리고 기분이 나빠지는 것 처럼요.

 

이런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연상되는 것도 있지만 어떤 색이 많은 사람에게 공통된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그 색은 하나의 상징으로 변해요. 이 색과 관련된 연상은 우선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잠재되어있는 무언가에 의해 정해진 후, 지역과 사회의 영향을 받고 마지막으로 개인의 경험에 영향이 섞여서 완성이 되어요.

 

 

뭔가 이상하게 이쁜이 끼어있지만 신경쓰지 맙시다.

 

 한 가지 예만 들어볼게요. 빨강색이에요. 빨강색은 피, 불, 태양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이고 정화, 신성함 등의 의미를 가져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잡귀를 쫓아낼 때 붉은 팥을 쓰고 교황은 붉은 모자와 붉은 망토 그리스도의 피라고 불리는 붉은 포도주로 신성함을 나타냈어요. 빨강색은 신성한 의미와 함께 금지의 의미도 가져요. 레드카드나 표지판이 그렇죠. 이거는 빨강색이 높은 색파장을 가지고 있어서 잘 보이는 강한 색이라서 그런 점도 있어요. 또는 열정적이고 활기찬 느낌도 있죠.

 

 

 

 여담이지만, 핑크색 아시죠? 핑크색은 색의 상징을 이야기할 때 한번씩 언급되는 색인데 그 이유는 1920년대를 기점으로 색의 상징이 변했기 때문이에요. 1920년대 이전에는 핑크색이 적색 계통의 색이어서 남성을 상징하는 색이었어요. 그때는 하늘색이 여자 아이를 상징하는 색이구요. 시대가 지나면서 핑크가 여자아이의 색으로 변했어요. 농담이지만 1920년대 이전에 위의 엉덩국 만화가 알려졌다면 핑크라는 캐릭터는 오카마가 아니라 상남자가 아니었을까요?

 

 색의 상징은 위의 예시처럼 시대에 따라 선호색이 다를 수도 있고 지역별로도 선호색이 달라요. 우리나라가 백의민족으로 불린 것도 백색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제 재미없는 이야기는 끝났네요. 그럼 이제 이런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색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 덜 재미없는 이야기를 시작해봐요.

 

 

2. 애니메이션과 색

 

 

찰스 슐츠 “우리가 성공적인 만화에 대해 떠오를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캐릭터다.”

 

 시작하기 전에 하나 질문을 던져 볼게요. 자문자답이지만요. 애니메이션은 무엇으로 이루어져있을까요? 저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캐릭터가 자체가 애니메이션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캐릭터의 매력에 따라 해당 작품의 생명력이 갈리죠.

한 작품이 등장하고 완결이 나면 생명력을 이어나가기 위해 다각적으로 발이 넓어져요. 음반, 게임, 리마스터, 극장판, 후속편, 스핀오프 등등... 정말 다양한 범위로요. 이처럼 생명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캐릭터는 시각 언어들이 한 데 모여서 만들어져요. 시각 언어는 디자인도 있고, 작화도 있고, 색채도 있어요.

 

 흑백 애니메이션이 기술의 한계에서 제작자의 선택이 가능한 요소로 발전하고 아무리 좋은 작화도 구린 색감으로 까이는 경우가 있듯이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색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

 

 

2.1. 캐릭터와 색

 

 색채는 비언어적이에요. 시각 언어 중 하나지만 비언어적이기 때문에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해요. 1.3. 색과 연상에서 보았듯이 빨강색이 상징하는 게 신성함, 열정, 금지인 것 처럼요.

 

 이런 상징은 캐릭터를 만들 때에도 영향을 줘요. 제작자들도 수많은 색을 경험하고 색의 상징을 알고 그걸 요령있게 잘 사용 하니까요. 두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샘플이 붙어서 미안해...

 

 다음은 캐릭터의 개성이 어느 작품군보다 중요한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본좌, 의 캐릭터와 이미지컬러에요. 여기에 나오는 아이돌 멤버들은 각자의 독특한 성격과 취미 등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미지컬러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요. 이 멤버하면 떠오르는 색 정도로 표현이 가능한 이미지 컬러는 해당 색상이 품고 있는 비언어적인 분위기와 상징이 캐릭터와 얼마만큼 닮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모르는 분들을 위해 멤버 중 아래줄 왼쪽 두번째 캐릭터인 타카네 시죠를 예로 들어볼게요.

 

 카구야공주 동화가 생각나는 타카네 시죠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외에는 거의 다 비밀로 둘러싸인 캐릭터에요. 그에 맞게 말투는 구어체가 아니라 고전 소설에서 긁어온 것 같은 문어체이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온 몸에서 나와요. 고풍스러운 여왕님 같지만 사실은 4차원에 라면을 좋아하는 귀여운 먹보캐릭터지만요.

 

 이런 타카네 시죠에게 배정된 이미지 컬러는 붉은 색에 가까운 보라색으로 ‘연지색’이라고도 불리는 색이에요. 이전부터 성당 고해성사 방의 보라색 커튼이나 보라색 양피지등 신비로운 분위기와 관련되어있는 보라색, 이 캐릭터와 정말 어울리지 않나요?

 

 비슷한 내용의 <러브라이브!>도 이미지 컬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의상에 그 색을 넣거나 캐릭터가 등장할 때 배경색으로 사용해요. 호시조라 린 같은 경우는 사이리움으로 색 표현이 어려워서 이미지 컬러가 두 개지만요.

 

요즘 애들, 이거에 푹 빠졌다죠?

 

 

 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는 특히 캐릭터와 색의 관계가 잘 드러나요. 아동용에서 착한 역할은 밝은 유채색 계통의 배색을 가지지만 악역은 무채색으로 디자인하죠. 혹은 유채색을 사용해도 채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요. 전대물에선 가끔 무채색의 캐릭터가 악역에서 선역으로 역할을 바꾸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요.

 

 그리고 위의 호시조라 린의 경우처럼 캐릭터의 각자 개성이 중요할 때, 이미지 컬러가 겹치는 건 금기 중에 금기에요. 의 후타미 아미&마미가 같은 노란색이지만 이건 둘이서 하나인 쌍둥이라서 그래요.

 

 이처럼 색채는 캐릭터의 디자인에도 영향을 주고 캐릭터의 성격을 한 데 담은 이미지 컬러처럼 색이 가진 비언어적인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럼 다음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가 어떻게 배경과 어울려나가는지 알아봐요.

 

2.2. 배경과 색

 

 배경은 캐릭터가 뛰놀 수 있는 공간이에요. 배경은 크게 캐릭터를 이루는 색채와 비슷한가, 아닌가로 나뉘어요. 색상간의 거리가 가까운가 먼가라고도 말할 수 있어요. 캐릭터와 배경의 색채가 비슷하면 마치 캐릭터가 배경에서 수영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표현이 좀 그렇지만 말 그대로 배경과 캐릭터가 하나되어서 움직이고 캐릭터도 배경 속에서 어우러져 움직이는 것이에요.

 

유메나라~가구 삽니다~

 

  볼 때 마다 목이 간지러운 고어 애니메이션 , 은 전체적으로 캐릭터와 배경 모두 낮은 채도, 낮은 명도의 색을 사용해서 음울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했어요. 이런 캐릭터 배색은 배경 중 어두운 밤이나 불 꺼진 방, 비오는 날 등과 엄청난 조화를 이루지만 에피소드 중 바다로 수학여행을 간 것이나 밝은 날은 낮은 채도의 캐릭터들이 칙칙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깅코 아자씨, 아자씨 ♥

 

 보는 사람들은 꼭꼭 소장하고 본다는 치유 애니메이션 <충사>는 와 마찬가지로 낮은 채도의 색을 사용했지만, 캐릭터 디자인과 배경 자체에 모두 초록색 계통의 색을 사용해 통일감을 주는 것은 물론 초록색이 가지는 느낌이 잔잔한 스토리와 합해져 결과적으로는 엄청 좋은 색감을 보여주었죠. 여기서 좋은 색감은 밝고 화사한 게 아니라 분위기와 스토리와 캐릭터가 조화를 이룬 색감이에요. 저도 색감이란 단어를 이렇게 다양하게 쓰네요.

 

<니세코이> BD판은 캐릭터를 위해 배경을 삭제하는 기행을 저지른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조화를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캐릭터의 색을 살리기 위해서 배경의 색을 최대한 묽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시도 때도 없이 캐릭터의 눈이나 입을 클로즈업 하는 샤프트 애니메이션이 주로 그래요. 샤프트뿐만 아니라 대부분 애니메이션이 캐릭터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은 캐릭터보다 묽게 배색을 해요.

 

이렇게 애매한 그림체가 아래와 같은 배경을 만나면 어떨까요?

 

 독특한 경우지만 캐릭터의 색이 배경에 묻히는 작품도 있어요. 위에서부터 계속 캐릭터가 중요하다 중요하다 했는데 이런 경우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어요. 이 경우의 예는 어시스턴트를 갈아서 그 가루를 저 하늘과 땅에 바른다는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별의 목소리>에요.

 

이 엄청난 배경에서 위의 캐릭터들이 뛰어다니면 어떨까요?

 

 

 신카이 마코토가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이유는 분명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실제와 가까운 느낌이 드는 배경 때문이에요. 이는 다시 말하자면 여러 방향에서 비치는 ‘현실의 빛’을 2d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 최대한 많은 색상을 통해 표현했어요. 이는 캐릭터에 사용된 색상과 배경에 사용된 색상 수의 차이를 유발해서 상대적으로 색상 수가 적은 캐릭터가 배경 속에 묻히는 모습을 보여줘요.

 

 이처럼 배경은 캐릭터가 헤엄치는 풀장일 수도, 뛰어 노는 들판 일 수도있고 마지막으로 배경이 캐릭터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어요. 이제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만화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색인 ‘외곽선’에 대해 알아봐요.

 

 

2.3. 외곽선과 색

 

 포토샵으로 선을 따 보셨거나 미소녀를 그릴 때, 우린 외곽선을 만나요. 외곽선을 그리고 그 외곽선 안을 채워나가죠. ‘외곽선’은 물체의 형태 주변을 감싸는 선으로 만화에서는 정말 익숙하죠. 다른 말로는 외곽선이 없는 사실적인 사진에 비해 비사실적이라고 해서 ‘비사실적 렌더링 기법’이라고도 해요. (카툰 렌더링에서 사용되는 용어에요.)

 

 ‘외곽선’의 기능은 구별이에요. 캐릭터와 배경 사이에 선을 긋는 역할이요. 그렇게 해서 캐릭터에게 시청자의 시선을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하나의 지표에요. 그리고 외곽선은 그 색과 굵기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져요. 외곽선의 색은 보통 검은색이지만 각자 작품의 분위기에 맞게 색을 다르게 한 경우도 있어요.

 

 

 

멈춰있는 그림도 이렇게 눈 아픈데 이걸 20분 동안 볼 수 있었다죠?

 

 

 눈 아픈 애니메이션 <노 게임 노 라이프>는 보라색 외곽선을 사용하였는데요. 이는 작품 자체가 고명도, 고채도의 배경과 캐릭터를 사용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캐릭터에 넣어서 색을 흡수하는 검은 색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해서 보라색을 사용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노 게임 노 라이프>는 훨씬 가볍고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죠. 외곽선의 색을 바꿔서요.

 

 

압도적인 외곽선의 차이가 (개그적인 의미로) 묵직하게 느껴지는 세자매의 아버님.

 

 다음은 외곽선의 굵기와 관련된 이야기에요. 외곽선이 굵을수록 작품은 검은색이 가지는 색의 특징 때문에 움직임 자체가 묵직하게 느껴져요. 얇은 경우에는 섬세한 동작에 어울리지만요. 외곽선의 굵기 자체를 개그로 사용한 경우는 <미츠도모에>의 아버지가 있겠네요. 굵은 외곽선으로 묵직한 액션과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화끈한 애니메이션 <킬라킬>도 그렇구요.

 

 

3. 결론 - 색은 말하고 있다.

 

 

아이고 화사하다. 꽃같은 소녀들의 춤사위 <하나야마타>

 

 캐릭터는 작화가의 손을 만나 특유의 그림체를 얻고, 색을 받아들이죠. 색이란 게 어찌보면 정말 당연한 요소인지라 무관심할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엇나간 색을 사용하면 ‘야애니같다’, ‘칙칙하다’, ‘눈이 너무 아프다.’ 라는 혹평이 오고 갈 정도로 민감하기도 해요.

 

 이렇게 색은 캐릭터를 이루는 색, 분위기를 이루는 색, 외곽선이 만나서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에 날개를 달아주어요. 스토리를 조금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제작자들은 고민하고 생각하고 참고하고요.

 

 오직 ‘색감’의 단어적 의미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뿐이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사실 결론을 적을 때마다 머릿속에 가득한 건 성취감과 뒤섞인 후회에요. 더 잘 적을 수 있었는데, 많은 논문을 읽고 자문을 구하고 자료를 찾은 결과가 오직 이거 뿐이다라는 게 미묘하기도 하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용어의 사용을 줄이고 어떻게 하면은 애니메이션과 색을 읽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스토리를 읽고, 그 아래에서 다채롭게 섞인 색들을 읽어줄 수 있을까요?

 

 

이상 돌덩어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