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9천원 주던 알바생 "그만둔다고 해서" 1만 3천원 제시한 게 문제라는 ㅄ 들이 있어서 밝힌다



그 친구 집안 사정을 내가 다 알지도 못하고 딱히 물어볼 이유도 없지.


(하긴 3년 10개월 정도 일했는데 그런 이야기 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은 아쉽긴 하다. 뒤돌아보니까 그러네.)


이번에 그만 둔다고 하길래 술집에서 한 잔 들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집안이 많이 어렵다는 거 그때 들었고 이제까지 알바비로 자기의 모든 생활비와 용돈, 거기에 더해서


다음 학기 등록금까지 모아왔다는 걸 알았다. 일 할 때 워낙 똑부러지고 얼굴도 어두운 적이 한 번 없다보니깐


그냥 보통 평범한 그런 집안에서 자란 줄만 알았지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던거다. 내가 관심법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이야기 들으니깐 많이 미안해서 내가 약속 하나 했다. 이제까지 정말 오랜 기간동안 착실히 열심히 일해준 친구인데


내가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무신경 했던 것 같아서.




적어봤자 아무도 안 믿을 거 같아서 내가 적지 않았는데...



물어봤더니 대학교 학기 등록금이 200만원 대 후반이라더라. 그리고 앞으로 3학기를 더 다녀야 졸업한다고 하길래


내가 그 3학기 등록금 중 매 학기 200만원씩 지원해주기로 했다. 갚는 조건 아니고 그냥 주는 조건으로.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것만 봐도 그 친구는 정말 일머리 있고 꼼꼼한데다 착실하기까지 하지.


게다가 3년 10개월을 최선을 다해 일해줬으니 600만원 받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 집도 내가 군대 제대하고 나왔을 때 아버지가 지인에게 속아서 사기를 크게 당해 빚이 15억이 넘었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 빚을 갚느라고 온 가족이 너무 힘들었고 돈 때문에 울고 돈 없어서 울었던 경험이 있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때의 내 감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데, 이런 좋은 친구가 돈 때문에 고생하는게


싫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 적게 하고 20대 초반의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누리길 바라며 약속한거다.



나 떼돈 버는거 아니다. 하지만 한 학기 등록금 중 200만원이면 1달에 33만원씩 내 생활비 덜 쓰고 6개월 모으면 되니까. 


그만큼이면 내가 해 줄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래야만 그 친구가 우리 매장에서 보내온 시간과


열심히 했던 만큼의 보답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만약 그 아이 집 사정을 더 빨리 알았으면 더 빨리 뭔가 해줬겠지.


알고도 모른 척 했을 그런 나쁜 놈은 아니다.



물론 이렇게 적어봤자 몇몇 애들은 구라라고 하겠지.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거지. 어차피 물어뜯는 놈들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해도 물어뜯더라.




뭐, 안좋은 사장들이 더 많은 건 팩트겠지. 세상에도 좋은 놈보다는 나쁜 놈들이 많더라.


그래도 꼭 세상에 그런 사장들만 있는 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