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내가 겪고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줄께.

1. 나 지방에 상권도 졸라 구린곳에서 장사해. 여기 임대료 십년넘게 거의 그대로야.
왜? 상권이 구리거든. 월세 100만원도 안해. 지방의 대부분의 비상권지역이 이래.
이런곳은 프렌차이즈도 없어. 전부 자기 개인기로 손님 끌어모아 살아남은 식당이야.
예전에 프렌차이즈 몇번 들어왔었지. 수익 못내서 손털고 다 나감..

왜냐.. 여기 사장들이라고 떼돈버는 부자들 아니거든. 물론 평균을 훨씬 넘는
소위 대박집 몇 있어. 근데 나머지는 그냥 자기인건비 따먹기야. 이것저것 다 떼고
장시간 일해서 겨우 직원보다 조금 더 가져가.

반면 가격은 쉽게 올리기 어렵지. 가격 올릴때마다 분명히 손님은 떨어지거든.


2. 자.. 식당손님중에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난 30% 이하라고 본다. 직장인중에 그거와 상관없는 중위권 이상의 직장을 가진
사람들, 자영업자들, 그리고 은퇴자들.. 여기가 더 많아.

여기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가격이 올랐다는걸 잘 이해를 못해.
나하고 상관없거든. 특히 은퇴자들.. 연금받거나 용돈받는 노인네들..
연금과 용돈은 그만큼 안오르는데 자주가던 식당이 가격이 확 올라..
그럼 결국 횟수를 줄이거나 더 싼곳으로 갈아타.


3. 여기 상권에 나하고 경쟁관계라고 볼 수 있는 식당들이 10여개 있어.
식당이란건 기본적으로 봄~가을이 성수기야. 겨울은 비수기지. 겨울에 장사가
잘되는곳은 음식업중엔 배달업이나 백화점뿐이야. 혹은 뜨끈한 국물을 테마로
밀고 있는 소수의 가게들..

여기사장들 상위권 4~5곳 빼고는 다 사장들이 이것저것 다 떼고 200전후로
가져가. 평균 직원은 4명. 작은곳은 두명 큰곳은 6명 수준.. 말 그대로 전부 다
영세자영업자지. 

식당이란거 애초에 1인식당으로 설계를 하지 않은 이상 최소한 2명의 직원
혹은 하루 휴무를 하고 6일제직원 1명 + 주말알바는 써야 돼. 이게 최소한이야.
휴무없는 대부분의 식당들은 직원휴일 감안해서 홀2명 주방2명 이렇게 써야
놓치는 손님없이 장사가 돌아가.


4. 2명을 쓰는 식당이다 치자. 사장이 줄거 다 주고 200전후로 남았어.
최저임금이 찔금찔끔 올랐던 지난 이명박근혜정권에서는 대충 3년마다 쪼금씩
올리면 손님도 크게 거부감 없고 사장도 근근히 버틸 수 있지.

근데 15%나 올라버렸어. 월급으로 치면 월20~30만원이란 금액이야.
가격 안올리고 매출 안오르면 사장은 앉은자리서 월 140짜리 사장이 될판이야.

그래서 작년상반기에 다들 가격 올렸어. 성수기인 봄~가을까지는 전부 다 버텼어.
근데 겨울 비수기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계산기 두들겨 보는거야.. 가격을 올려도
매출은 현상유지는 해야 직원들은 월급이 15%씩 올라가도 사장은 그만큼 소득이
르기는 커녕 줄지라도 않아야 생활이 되는데.. 안되는거야 이게..

예년 매출자료를 바탕으로 성수기데이터로 비수기 매출예상 해보니까.. 어휴..
다음 봄이 올때까지 적자만 보게 생겼거든? 그럼? 폐업가는거지. 뭐.
작년 겨울에 그렇게 4곳이 문닫았다.

물론 살아남은 가게들은 매출이 다들 늘었음. 이건 팩트임..
나도 덕분에 재미 좀 봤고.. 순익이 작년대비 두배는 나올듯..


5. 그렇다고 장래가 장미빛이냐? 아니야..
원래 음식장사란게 그래. 평일저녁하고 주말은 직장인 상대야.
근데 평일점심은 은퇴자 자영업자 상대야. 물론 오피스촌 근처 밥집이야
평일점심장사지만 비상권지역은 대체로 그래.

이거.. 평일점심매상이 박살나기 시작했어. 실제 데이터로 나와.
다행히 평일저녁과 주말이 올라서 총매출은 올랐어. 근데 이거 최저임금이
올라서 외식한번할거 두번해서 오른거 아니다.

주변가게 문닫아서 손님흡수한거와 우리가게는 중위권 가격대거든?
이보다 비싼곳들도 다 가격이 오르니까 그 가격이 부담되서 우리급으로
내려온 손님 흡수한거야.

잃은 손님도 많아. 특히 노인손님 많이 줄어듬.. 우리집이 부담되서
우리보다 싼데로 갈아탄 손님 많아.

결국 시장의 총 크기는 커지지 않았어. 줄었지.


6. 그럼.. 이 사태가 어떤 효과를 낼것인가..
자.. 뭐 망하고 퇴출되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는거고 그럼 살아남아
소득이 대폭 늘어난 사람들은 지출도 늘려야 경제가 돌아가는거 아니겠어?

근데 오히려 지출은 줄여. 월급쟁이도 그렇잖아. 내가 미래가 보장이 되어야
계획을 해서 얼마를 쓰고 얼마를 저축하고 인생 플랜이 나오는거지.
자영업자도 똑같애. 이자리에서 은퇴할때까지 장사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게에 투자도 하고 소비도 하지.

근데.. 앞으로 전망이 너무 불투명한거야. 최저임금 적게 올려서 미안하데.
꼭 만원 만든데.. 헐.. 자영업자들이 제일 충격먹은게 바로 이부분이야.
만원이 최저임금의 끝일거 같애? 만원 찍고 나면 이제 충분하니 앞으로는
급여를 동결하고 성장합시다. 이럴거 같애?

자영업자들은 돈만지는 사람들이야. 월급쟁이보다 돈에 관해서 더 민감하게
본능적으로 알아. 이게 끝이 아니겠다는거.. 어쩌면 다음 폐업차례는 내가
될지 모른다는거..


7. 그 결과? 이동네에 최근에 뭐 하다못해 그릇하나라도 바꿨다는 사람이 없다.
투자를 안해. 장사 얼마나 할줄 알고 투자를 해? 그냥 허리디 더 졸라매고
닥치고 모으는거야. 언제 망할지 모르니 망하고나면 일자리도 없을거란걸
아니까 닥치고 돈을 모아야지. 투자세엑공제 그딴건 대기업이나 챙기는거지

자영업자 그릇 새걸로 바꾸고 간판 새로 한다고 정부에서 돈주디?
세무서놈들 가라자료 끊어온거 아니냐고 세무조사나 안하면 다행이야.
아 물론 부가세 10%깎아준다는 소리에 과표구간에 걸린 자영업자가 아니고서야
그냥 자료없이 사와. 이게 현실이야.


8. 그러니까 최저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늘어날테니 매출이 늘어나는것으로
인건비 상승을 상쇄할할 수 있으니 물가인상도 억제시킬 수 있고 매출이
늘어나니 고용을 늘려서 성장할것이다. 라는

소득주도성장 이 자체가 현실을 전혀 모르는 좃문가들의 개소리야.
소비는 점점 더 심각하게 줄어들것이고 일자리도 덜달아 점점 더 심각하게
줄어들것이고 

수출이 안받쳐주면.. 대한민국 경제는 대불황으로 간다.
여기에 잘못된 부동산억제책으로 불황초입쯤에 부동산 폭등까지 같이
터질거라고 보는데.. 이거 헤어나기 참 어려울거다.

그러니 닥치고 허리띠 더 졸라매고 더 모아야 살아남지.


9. 다른 자영업종은 모르겠음.
최저임금 상승의 수혜를 입고있는 자영업종이 있기는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