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현(61·구속기소)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의 딸이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에 취업 청탁으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노션은 2016년 하반기에 지원한 나머지 166명은 모두 고의로 탈락시켰다.  

 

23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공정위 간부 뇌물수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부위원장은 2016년 9월 서울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 안모(61)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부위원장은 “내 딸이 곧 외국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는데 취직 때문에 걱정이다. 이노션이 좋은 회사라고 그러던데 이노션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후 김 전부위원장은 딸이 신입사원 지원서를 제출하자 이를 안 대표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이에 안 대표는 경영지원실장에게 “최종면접까지 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노션은 김씨에 대한 서류전형 심사는 생략하고, 2차 실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2등인 지원자를 탈락시켰다. 하지만 최종 후보 2인이 된 김씨는 11월 치러진 3차 면접에서도 1등인 지원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안 대표와 경영지원실장은 직접 면접 위원으로 참여해 최고점수를 부여했다. 김씨는 결국 16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영전략 부문 최종합격자로 선발됐다. 나머지 166명은 들러리를 선 채 탈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