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올해 겨울이 춥다는 내용이 전혀 아닙니다.
저는 그 분야에 대해서 아직 어떤 관측이나 연구도 하지 않았고
그 동향도 알아보는 중일 뿐입니다. 
올 겨울이 어떻게 될 지는 '저는 전혀 모릅니다'
현재 확실한 건 없습니다. 


 이미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십니다. '티베트 고기압.........'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기억나신다면 맞습니다.

물론 저는 그 이유를 좀 더 학문스럽게 길게 이야기할거구요.

링크(https://earth.nullschool.net/#current/wind/isobaric/250hPa/orthographic)

먼저 어스널스쿨에서 상층대기의 흐름을 보죠.
Height 오른쪽으로 쭉 쓰여진 숫자들 중에서 500부터를 상층대기라고 부릅니다.
미터 높이로 보면 대략 5,580 m가 500hPa에 상응하는 높이입니다.
구체적인 대상으로 비교하자면


킬리만자로 산을 넘어서는 높이부터가 상층대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런 상층대기의 메인은 250hPa 의 등압고도입니다.



꾸불꾸불한 공기흐름이 한반도 서쪽에서부터 갑자기 빨라지고 있습니다. (보라색으로 색이 변할수록 빠른 흐름입니다)
그리고 흐름대는 한반도와 그 부근에서 절정을 이루다가 점점 좁아지고 동태평양에서 보라색 구역은 소멸하네요.

'하층대기의 상황에 영향력이 큰 상층대기는 한반도 부근에서 갑자기 풍속이 급변한다.' 라고 정리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잘 체감하는 것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비행기입니다.

빨간 색으로 쓴 문장을 꼭 기억해두시구요. 이제 그 영향력이란 것을 좀 더 보겠습니다.
좀 더 시야를 넓혀서 넓은 흐름을 보겠습니다.


뭔가 구불구불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흐름을 학자들은 '사행(蛇行)'한다고 표현합니다.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간다 그런 소리에요
암튼 사행하며 흐르는 기류를 보면 바로 그 위에 동글동글한 흐름들이 보입니다. 바로 '저기압'입니다.



물론 지금 보고 계시는 곳은 상층대기이기 때문에 이 저기압들은 지표면에 있는 저기압과 다릅니다.
그래서 이름도 '상층저기압'이에요.

그리고 저기압이 있으면 고기압이 있어야겠죠?
저기압 옆에는 그래서 고기압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여기서 몇 가지 필요한 기상상식이 있습니다.
저기압은 주변의 공기를 끌어모아서 위로 보낸다.
고기압은 중심의 공기를 밖으로 불어보낸다.
공기는 내려가면 따뜻해지고 올라가면 추워진다



위 그림과 같은 식인데, 상층저기압은 끌어모으는 거는 가능해도 위로 올릴 수가 없습니다! 이미 꼭대기거든요.
그래서 상층저기압은 아래로 내려보냅니다.


이런 식인거죠. 실제로는 저렇게 수직으로 일치하지는 않고 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형태입니다만, 메커니즘은 위와 같습니다. 그래서 머리위로 상층저기압이 지나가는 날은 고기압이 아래에 있다는 소리이기 때문에


이런 날씨가 됩니다. 저 중심 위쪽에는 상층저기압이 아래쪽에는 고기압이 있죠.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동성 고기압이 오고 그 뒤에 저기압이 오며
기상캐스터가 '오늘은 우리나라가 기압골 동쪽에 위치해서 비가 오겠습니다. 오늘은 기압골 서쪽에 있어 맑겠습니다' 
하는 설명들은 


얘네가 제트기류 - 편서풍 파동을 타고 주기적으로 지나가면서 맑음 흐림이 반복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부근에서는 갑자기 흐름이 빨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주기가 빨리 반복되는 거구요.
또한 상층 저기압 중심부에는 강력한 냉기핵(Cold core)이 있고 
상층 고기압은 당연히 정반대인데 
우리나라 부근은 언제나 이들이 가깝게 닿는 일종의 만남의 광장입니다.. 

이 제트기류라는 놈은 남북의 온도차가 커지거나 그 간격이 좁아질수록 더 강해지는데 우리나라는 그 조건을 딱 만족시키는거죠. 
예를 들어 중국 서쪽 끝에 저기압이 다가오고 있으면 우리나라까지 오는데 아무리 늦어도 이틀 걸립니다.
보통은 하루만에 우리나라에 도달합니다.
이게 얼마나 빠른 거냐면.


지금 아래쪽에 형성중인 태풍이 그보다 짧은 거리를 북상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4~5일이 걸린다는 걸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한반도 부근에서 엄청난 속도로 가속이 되는거죠.

상층 저기압 중심부에는 강력한 냉기핵(Cold core)이 있고
제가 처음으로 글씨를 크게 했는데 그건 바로 이 것이 겨울철 혹한의 핵이거든요.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엄청난 제트기류는 다른 한편으로는 북쪽의 저기압들이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배리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겨울은 제트기류를 통해서 한 번 걸러내진 추위를 겪는 시즌이였죠.
그리고 저기압들이 실려서 나가면 따뜻한 상층고기압 덕분에 좀 따뜻해지고 바로 삼한사온이었죠.

하지만 남북의 온도차가 커지거나 그 간격이 좁아질수록 강해지는 제트기류에 지구온난화를 끼얹으면 
1. 극지방이 따뜻해진다
2. 온도차가 줄어들게되고
3. 제트기류가 약해진다.


4. 그 약해진 제트기류는 늘어집니다.
그 결과 강력한 냉기핵을 가진 상층저기압이 우리나라로 남하해서 우리 머리위에서 냉기직배송을 시작하게 되죠.
이 때의 냉기핵의 온도는 썹씨 - 65~40도 사이이고 관측사상 최저는 - 73도 였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면 보통 이런 질문이 들어옵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따뜻해지다보면 상층저기압도 따뜻해지니까 혹한 OUT아닌가요?
라구요. 물론 당연히 택도 없는 소리구요.
온난화로 북극의 표면온도는 따뜻해지겠지만, 
북극 상공의 대류권 꼭대기에는 영하 80도까지도 내려가는 극한의 냉기가 있고, 이게 바로 우리의 겨울손님이거든요.
온난화로 겨울 자체는 따뜻해질수도 있지만 동시에 혹한도 그만큼 잦아지고 더 추워진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죠.


다음 글은 아마 올 여름을 되돌아보는게 주제가 될 거 같구요.(다른 이변이 없다면)
끝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