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에는 수십만그루의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조성된 ‘상관 편백숲’이 있다. ‘공기마을’로 불린다. 면적이 161㏊다. 7~8년 전 마을주민들 입을 통해 알려지면서 심신 치유 공간으로 전국에 알려진 곳이다.

 

25일 오전 10시 전주~남원 간 국도를 달리다 편백숲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접어들자 공기마을이 나타났다. 편백숲의 관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곳곳에 ‘편백숲 보전’ ‘입장료 징수 반대’ 등을 주장하는 현수막이 펄럭거렸다. 마을 입구서 1㎞ 남짓 올라가자 편백숲의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숲 앞에 일반 5000원, 단체 3000원, 마을주민 2000원을 받는다는 매표소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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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지난 8월15일부터 받기 시작했다. 5년 전 편백숲을 사들인 (유)편백나라는 무료개방이후 탐방객 쓰레기가 넘쳐나는 데다 야생화를 캐가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나 관리차원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편백나라 관계자는 “무료개방해서 편히 쉴 수 있게 만들어 놨으나 뒤치다꺼리에 관리비가 연간 6000여만원이나 들어간다”며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입장료 징수와 개발계획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기마을 주민들은 난개발과 생존권 박탈을 우려했다. 서울에서 귀농해 펜션을 운영 중인 이규흥씨(62)는 “입장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 하루 100명 이상 오던 탐방객이 3분의 1로 급감했고, 그나마도 대부분 되돌아가기 일쑤”라고 말했다.

 

전용현씨(63)는 “장사가 잘되던 식당이 입장료 징수 후 두 달도 안돼 문을 닫고 떠나기 시작했다”며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매표소를 거치지 않는 등산로 3곳을 만들어 홍보하겠느냐”고 전했다.

 

하관수씨(60)는 “소유주는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정도의 개발만 한다고 하지만 전원주택지를 분양하려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이런 곳에 굴착기를 대고 난개발하면 숲도, 사람도 다 죽는다”고 우려했다.

 

하형주 공기마을 개발위원장(70)은 “이곳은 사시사철 탐방객이 올 수 있는 편백숲이 있고 유황온천도 나오기 때문에 소유주도, 마을도, 완주군도 상생할 수 있는 혜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완주군이 숲을 매입해 치유림이나 휴양림으로 만들어 명소로 키우는 것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