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치적 위기를 피해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국민이 300만명을 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2015년 이후 폭력·인플레이션·식량 부족 등의 이유로 자국을 떠난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30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전체 베네수엘라 인구의 12%에 달하는 수치다. 탈출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등 주변 국가로 넘어가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들은 개방적인 국경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난민에 수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유엔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미 베네수엘라인 약 100만명을 보호 중인 콜롬비아에는 매일 3000명이 추가로 도착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오는 2021년까지 400만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여기엔 약 90억달러(약 10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으로 남미 최대 부국(富國)이었던 베네수엘라는 2014년부터 서서히 경제가 붕괴해 현재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반등에 실패하면서 원유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경제가 무너졌다. 지난 5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부정선거를 통해 집권하자 미국 등이 제재를 강화하며 사정은 더 악화됐다. 지난 12개월간 베네수엘라의 소비자 물가는 83만% 상승했다. 마두로 정권은 지난 8월 초(超)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최저임금을 30배 올리고 자국 통화를 10만대 1로 액면절하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효과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