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스물두 살의 고 윤창호 씨는 우리 사회 만연한 음주 폐해를 일깨워줬습니다.

하루 평균 13명이 술 때문에 숨진다는 국가 통계가 나왔고 음주 관련 교통사고와 폭력이 잇따르자 정부가 오늘(13일) 강력한 음주 폐해 예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금연구역처럼 금주구역을 설정하고 술 광고에서 음주 장면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윤정혜 기자가 정리해드립니다.



시원하게 술을 마시는 유명 연예인.

'꿀꺽꿀꺽 캬~'

주류 광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김수종/대학생]
"술 따르는 장면들, 소리들이 되게 자극적으로 저희에게 다가오니까 저도 빨리 그런 자리 가서 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젊은 층을 겨냥한 주류 제품은 아이돌을 모델로 해 관심도를 높입니다. 

[김희정/대학생]
"(광고 모델이) 저희 또래한테 인기가 많기도 하고 그 술 자체도 약간 단맛이 나서 인기가 많기도 해서…"

술 광고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청소년의 35%가 광고모델을 골랐고, '맥주 캔 따는 소리'와 '술 마시는 모습'이 각각 뒤를 이었습니다.

오는 2020년부터는 이렇게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소리가 광고에서 금지됩니다.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술 광고를 보고 음주 충동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광고가 음주 소비를 부추긴다고 보고 청소년들도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는 술 광고 자체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공공기관과 아동·청소년 시설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고 주류회사가 후원하는 행사에서는 제품 광고를 할 수 없게 했습니다. 

알코올도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만큼 앞으론 담배처럼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담배에 비해 술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관대합니다.

최근 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은 '술에 취해도 된다'고 응답했고 혼자 술 마시는 것, 이른바 '혼술'에 긍정적이라는 대답도 70%에 달했습니다.

또 10명 중 7명 이상이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다", "술이 친목 도모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 1인당 연간 알콜 소비량은 8.7리터.

소주로는 115병, 맥주로는 300여 캔에 달합니다.

이렇다 보니 15세 이상 인구의 폭음률도 30.5%로 전 세계 평균인 18.2%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정부는 음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학교와 군부대 등에서의 금주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