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이 자사 출입기자에 대한 백악관의 출입정지에 반발해 소송을 낸 가운데 미 연방법원이 임시 '출입정지 해제' 명령을 내렸다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티머시 J. 켈리 판사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CNN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에 대한 백악관의 출입정지 조치와 관련, 이날 백악관에 즉각적인 해제를 명령했다. 이 같은 명령은 본안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임시적인, 일종의 가처분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CNN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우선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가 해제돼야 한다고 법원에 요청했고, 켈리 판사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켈리 판사는 "적법한 절차에 대한 아코스타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됐다"고 밝혔다.





켈리 판사의 이날 결정은 출입정지에 이르기까지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켈리 판사는 또 아코스타의 출입정지에도 불구하고 CNN은 자사의 다른 백악관 출입기자를 통해 취재할 수 있다는 백악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코스타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소송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인 아코스타에 대한 출입정지가 언론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미뤘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법원(결정)에 대응해 우리는 해당 기자의 출입증을 임시로 복원한다"면서 "우리는 공정하고 질서있는 기자회견을 위한 규칙과 절차를 더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코스타 기자는 법원 결정 이후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환영을 받으며 약 9일 만에 다시 백악관에 나왔다. 그는 법원의 결정에 감사를 표시하고, 백악관의 출입정지 이후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그것은 테스트였고, 미디어는 그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인 아코스타는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과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고, 백악관은 당일 출입정지 조치를 했다. 백악관은 그 이유를 백악관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아코스타 기자가 인턴과 팔이 닿는 신체적 접촉을 했다고 밝혔지만 아코스타 기자는 "나는 백악관의 주장처럼 그(인턴 여성)의 몸에 손을 대거나 만진 적이 없다"면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이후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을 정지한 것은 '무례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