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중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1분도 지나지 않아 기관실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한일 중간수역인 독도 북동쪽 333㎞(180해리) 대화퇴 해역에서 일본 어선과 충돌한 48t 연승어선 문창호(통영선적) 선장 김모(52)씨는 17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도착 후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사고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 선장은 "어군에서 복어 조업 중이었는데 일본 어선이 항해하다 문창호 기관실이 있는 좌현 중간지점을 배의 앞부분으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문창호는 시속 0.5노트 속도로 아주 느리게 조업 중이었는데 항해하던 일본 어선이 시속 9노트 정도로 다가와 들이받았다는 것이 김 선장의 설명이다. 이어 "20∼30분 전쯤 (일본 어선)의 위치를 확인했었는데 조업에 집중하다 배가 다가오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며 "한쪽이라도 상대방 어선을 먼저 확인했으면 사고는 없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일본 어선의 졸음 운항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선장은 사고 이후 일본 해상보안청 관계자로부터 사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시야가 좋았는데 이런 사고가 난 것은 일본 어선의 졸음 운항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는데 (관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