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선웅 군.



3일 새벽 3시쯤 제주시 정부종합청사 인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던 고 김선웅군(20)의 눈에 힘겹게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가시는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선웅군은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힘을 보탰다. 하지만 길을 건너던 중 차에 치였고, 머리를 크게 다쳤다.

선웅군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뇌사판정을 받았다. 선웅군은 대학에서 요리 관련 공부를 하며 꿈을 키우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봉사활동도 빼먹지 않았다.

가족들은 2남 1녀 중 막내인 선웅군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에 큰 슬픔에 빠졌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했지만 장기기증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선웅의 어머니 역시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로 3년간 투병하다 삶을 마감했다. 당시 선웅군은 9살의 어린 나이였다. 가족들은 어머니를 보내며 장기기증 서약을 했었고, 선웅군도 그 뜻을 이어받게 된 것이다.

선웅군의 빈소에는 그의 선행을 전해들은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태오 제주성안교회 목사는 “평소 봉사활동도 하고, 가족 일도 돕는 착한 청년이었다”며 “선웅군을 잘 모르는 이들도 그의 사연을 듣고 빈소를 많이 찾아 위로했다”고 말했다. 발인은 9일 오전 제주성안교회 이기풍기념홀에서 예배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