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중국 무역전쟁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호주의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이란 전망은 제외해도 그나마 단기적 성과로 간주될 수 있을 제조업 미국 회귀에 따른 미 경제활성화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CNN머니는 16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 비싸졌지만 기업들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에 남아있고, 빠져 나오더라도 미국으로는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자, 기계장비, 패션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생산라인 일부를 철수했지만 이들은 미국으로 가는 대신 동남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지원하는 홍콩 업체 '케리 로지스틱스'의 윌리엄 마 전무는 "기업들의 (생산라인 이전)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 뒤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으로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 비싸졌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여전히 중국에 잔류하고 있다. 엄청난 내수시장과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온갖 기업유인책이 관세폭탄 충격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로 옮겨봐도 중국만큼의 혜택과 시장규모, 인프라가 뒷받침되는 곳이 없다는 판단이 기업들을 중국에 앉혀두고 있다. 생산라인을 옮기는 기업들도 이전보다 늘었지만 종착지는 트럼프의 바람과 달리 미국이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다. 무역전쟁이 기업들의 탈중국 유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주중 미 상공회의소 2곳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3분의1이 중국 생산시설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시설 이전 검토 업체 가운데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검토한다는 답은 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