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기자가 방문한 이 카페에서는 이처럼 암호화폐가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었다. 싱가포르에는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호텔과 카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는 암호화폐 ATM까지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암호화폐 선진국’의 위력을 싱가포르 현지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ICO(암호화폐 공개)에 관한 한 싱가포르는 세계 1위 국가다. 국제 암호화폐 분석 사이트인 ‘ICO레이팅(ICORATING)’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는 올해 3분기 세계에서 가장 많은 46개의 ICO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싱가포르는 암호화폐 및 ICO와 관련해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MAS)이 제정한 암호화폐와 ICO 관련 가이드라인은 돈세탁 금지, 증권형 토큰(보유 자산을 암호화폐화한 것) 발행 금지 등과 같이 금지사항에 대한 규제를 촘촘하게 만들어놨다. 이를 어기면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ICO 때 공개해야 하는 백서를 왜곡하거나 조작하면 최대 징역 7년형까지 받게 될 수 있다. 






하지만 간섭은 여기까지다. 하지 말라는 것만 하지 않으면 모든 게 허용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싱가포르 법인의 김국현 대표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있어 좋다. 성장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마음 놓고 싱가포르에서 새 도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으로 담당 부처가 나뉘어 있어 담당자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한국과 달리 싱가포르는 MAS로 창구를 일원화했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의 MAS 당국자들은 업계와 활발하게 미팅하면서 무엇을 허용하고 금지할 것인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업비트도 MAS 당국자와 벌써 수차례 만났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