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들과 내년 최저임금 인상 맞물려 논의 중 돌연 올려
내년부터 원가 공개…연내 신선육 등 공급가도 올릴 듯











BBQ 모바일 주문 페이지. [사진 출처=매경DB]BBQ가 내년을 목표로 논의 중이던 가격인상 시기를 일방적으로 앞당긴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부터 프랜차이즈 원가 공개가 시행되면서 물품 공급가 인상이 어려워질 것을 염두에 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는 이날부터 '황금올리브' 등 대표 메뉴 3개의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황금올리브 가격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랐다. 자메이카 통다리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써프라이드치킨은 기존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인상됐다.

황금올리브치킨뿐 아니라 ▲황금올리브닭다리(1만7500원→1만9000원) ▲황올왕새우세트(1만9000원→2만1000원) ▲황올해쉬브라운세트(1만9000원→2만1000원) 등 시리즈 제품들도 함께 가격이 올랐다.

BBQ 측은 이번 가격 인상이 최저임금 인상과 배달료 등 비용 부담 증가로 인한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본사 측과 가격 인상을 논의해오던 의사협의기구인 동행위원회(동행위) 소속 점주들의 설명과 배치된다.

가격 인상에 대한 요청을 한 것은 맞으나 시기와 인상 폭 등은 본사 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게 가맹점주 측의 설명이다. 한 가맹점주는 "올해 1월 동행위가 꾸려졌고 이전부터 가맹점주들이 가격 인상을 요청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달 12일 마지막으로 본사와 동행위가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이 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동행위 소속 점주들에 따르면 BBQ 본사는 내년을 목표로 가격 인상을 하기 위해 가맹점주들과 협의 중이었다. 그러나 BBQ 본사가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 시기와 품목, 폭 등을 정해 전날 가맹점주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다른 BBQ 가맹점주는 9년간 가격이 동결돼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겪어왔고, 배달료 등을 인상하지 않은 점주들을 중심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인상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던 중에 벌어진 일"이라며 "더욱이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물대(납품가)도 올리지 않아 명분마저도 잃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BBQ 본사는 이번 가격 인상과 함께 필수품목 공급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었다. 인상 품목은 신선육 마리당 300원, 올리브유 캔당 5000원, 양념장 봉지당 1200원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의만 됐을 뿐 공급가 인상 소식은 아직이다.

이를 두고 BBQ가 공급가 인상의 방패막이로 가격 인상 카드를 먼저 꺼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공급가를 먼저 인상하면 가맹본부 배불리기 지적이 나올 것"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요청을 앞세워 이 같은 지적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 인상에 따라 공급가는 분명 곧바로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인상 시기를 앞당긴 것은 내년도 프랜차이즈 원가 공개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3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가맹본부는 내년 1월1일부터 가맹본부의 차액가맹금과 관련된 정보를 정보공개서에 기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