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과 상복을 입은 9명이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 몸을 엎드렸다.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뻗어 배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오체투지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살인단속 규탄 및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씨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대책위) 등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종 일주문에서 출발해 청와대 사랑채까지 약 1시간 20분 동안 오체투지로 이동하며 “딴저테이 살려내라”, “살인단속 중단하라”고 온몸으로 외쳤다.


25살이던 딴저테이씨는 올 8월22일 경기도 김포시의 한 건설 현장에서 점심을 먹던 중 갑작스레 들이닥친 인천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하려다 8m 아래 지하로 추락했다. 5년 전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기 위해 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의 여러 공사 현장을 전전했던 그는, 사고가 있기 6개월 전 취업 비자가 만료되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신분이 되었다.



이날 딴저테이씨보다 앞서 4명의 이주노동자가 도주하는 과정에 이 창문으로 뛰어내렸지만, 지하로 추락한 이는 딴저테이씨 한 명이었다. 목격자들은 “단속반이 창틀을 뛰어넘는 그의 다리를 붙잡았고 그 영향으로 딴저테이씨가 중심을 잃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20여분 동안 단속반이 딴저테이씨에 대한 구호 조처를 하지 않고 단속 활동을 계속했다는 증언, 병원 이송 뒤 초기 기록에서 사인이 ‘자살’로 기록됐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딴저테이씨는 사고 보름 뒤인 9월8일,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딴저테이씨의 죽음이 ‘토끼몰이식’ 단속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혜찬 스님은 이날 오체투지에 앞서 “단속 과정에서 단속원들이 (신분을) 위장하고 토끼몰이라는 방법을 썼다는데 이주노동자는 토끼가, 짐승이 아니다”라며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법에 의해서, 토끼몰이식 단속에 의해서 죽임당하는 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딴저테이씨는) 스물다섯밖에 안 된 노동자다.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느냐”며 “함정단속, 토끼몰이 단속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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