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대북 전문매체인 일본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해서 거기서 생산된 물건들을 중국에 수출하거나 북한 국내에서 부유층을 상대로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1월 말 북한 평안남도 현지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소식이라며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대북 제재 장기화로 달러가 부족해진 북한이 인기가 많은 개성공단 제품을 생산·판매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위해 일부 대북 단전·단수 조치를 해제했었다. 북한이 이 같은 유화 조치를 역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RFA는 "겨울옷 수요가 증가하면서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오리털 동복 등 고급 의류를 대량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개성공단 제품은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싸고 질은 좋아 북한 간부와 부유층 사이에 상당히 인기가 높다"고 했다.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상표를 제거한 제품을 유통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지난해 10월에도 북한이 개성공단 내 19개 의류 공장을 은밀히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우리는 이미 박근혜 역도가 개성공업지구를 깨버렸을 때 공업지구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모든 자산들을 전면 동결한다는 것과 함께 그것을 우리가 관리·운영하게 된다는 데 대해 세상에 선포했다"고 했다. 또 "개성공업지구는 명백히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지역으로, 거기서 우리가 무엇을 하든 괴뢰들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고도 했다. 개성공단 가동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당시 통일부는 "개성공단 내 잔류 재산은 모두 한국 측 소유로 북한의 무단 사용은 한국 기업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었다. RFA는 올해 1월에도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몰래 가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때는 북한과 통일부 모두 침묵했다. 그런데 이번 RFA보도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에 남북연락사무소가 개소해 운영 중에 있는데 개성공단을 몰래 가동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사실상 부인하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