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의 한 강의실에 학생 3명이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서울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지난 두 정권 아래서 남과 북은 단절돼 있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북에 대한 편견이 짙어졌다"며 "북한 최고지도자의 최초 서울 방문은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켜 레드 콤플렉스, 종북몰이, 국가보안법 등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면은 지난 5일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이 자신들의 홍보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 담겼다.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은 ‘김정은 찬양 논란’이 일고 있는 '백두칭송위원회'에 참여한 좌파 성향 대학생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지난달 21일 결성했다. 실천단은 성균관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홍익대, 서울시립대 등을 찾았다고 한다.





이화여대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이화여대 환영위원회’라는 단체의 활동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왜 ‘이화여대’라는 명칭을 사용하냐"는 반발이 나오면서 ‘대자보 논쟁’까지 벌어졌다. ‘이화여대 환영위’는 지난달 27일엔 학내 동아리가 모여있는 학문관에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오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발언을 정리한 장문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러자 곧바로 이를 비판하는 반박 대자보가 붙었다. 이 학교 재학생 박성은(23)씨가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독재를 비판하지는 못할망정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당신들이 부끄럽다"는 대자보를 게시한 것이다. 박씨는 "이화여대는 여성 인권을 지지하는 학교"라며 "그런 학교의 학생들이 어떻게 기쁨조를 선발하고 강제 임신·낙태를 시키는 나라의 대표를 옹호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화여대 환영위’는 지난달 29일 학내 강의실을 찾아 학생들에게 환영위를 소개하는 ‘강의실 방문’ 시간을 가졌고, 지난 3일엔 서울 서대문구 신촌 명물거리에서는 ‘백두 한라 만나 평화’라는 집회를 열었다.






‘대학생실천단 꽃물결’의 ‘김정은 홍보 활동’이 학내에만 그치지 않고 주요 지하철역 주변 길거리로 확장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가 몰린 2호선 신촌역을 비롯해 고려대 주변인 6호선 안암역, 한양대 근처인 2·5호선 왕십리역 등에는 ‘환영! 김정은 국무위원장님 서울방문’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고려대 커뮤니티는 안암역에 붙여진 현수막 때문에 설전이 오갔다. 한 학생은 "적화통일 당한 줄 알았다. 백두칭송위원회라니 진짜 간첩도 이렇게 대놓고는 활동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국가정보원은 뭐 하나? 독재에 맞서싸운 고려대에 저런 게 달려있다니 참 개탄스럽다"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