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넘치는 日…도쿄 '빈 사무실'이 없다

'버블' 수준까지 낮아진 공실률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기업들
도심지역으로 공격적 이전

신축 건물까지 임대 꽉 들어차
6년째 이어진 경기확장세 영향


[ 김동욱 특파원 ] 일본 도쿄 도심의 사무실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엔 도쿄 도심 주요지역의 사무실 공실률이 1990년대 초반 ‘거품경제’ 시절 수준까지 낮아졌다. 2012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시행 이후 이어진 경기 확장세에 따라 사무실을 늘리는 기업은 증가한 반면 오피스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도쿄 도심 주요지역 공실률이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2%를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인 미키상사가 도쿄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 등 5개 도심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월 현재 사무실 공실률이 전월 대비 0.22%포인트 하락한 1.98%를 기록했다. 1991년 연평균 공실률 1.79%를 찍은 이후 최저치다.

도쿄 도심지역 사무실 공실률은 1990년대 초까지 0~1%대를 오가다 1992년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5%대로 높아졌다. 이후 일본 경제가 침체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 동안 공실률은 9% 수준까지 상승했다. 도쿄 도심 사무실 공실률이 수급 균형선이라는 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 2015년 7월부터다.

일본에서 사무실이 모자란 것은 기업들이 경기 개선에 힘입어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환경 개선에 눈을 돌리는 기업도 늘어났다. 과거와 달리 도심지 오피스 수요처가 금융사와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과 게임업체 등으로 다변화한 것도 사무실 부족 현상이 심해진 요인이다.

최근 몇 년간 도쿄에 대형 오피스빌딩이 잇따라 들어섰지만 여전히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 올해 준공된 도쿄미드타운 히비야, 시부야스트림, 니혼생명 하마마쓰클레어타워, 스미토모부동산 오자키가든타워 등 대형 사무용 빌딩은 모두 임대가 마무리됐다. 지난 9월 완공된 복합 상업·업무 빌딩인 시부야스트림엔 14~35층 사무공간 전부에 구글 일본법인이 입주했다. 올해 완공된 오피스빌딩의 신규 사무실 임대면적은 60만㎡ 규모로 지난해의 세 배에 달한다.

이처럼 사무실 공급은 모자라고, 수요는 늘면서 임대료도 상승하는 추세다. 11월 도쿄 도심지역 사무실의 3.3㎡당 평균 임대료는 2만743엔(약 20만6579원)으로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임대료는 59개월 연속 상승했고 2009년 4월(2만965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도심지 월평균 임대료는 3.3㎡당 2만3000엔 근처까지 갔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10%가량 낮다. 과거 거품경제 시기엔 월 임대료가 3.3㎡당 평균 4만엔을 훌쩍 뛰어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들이 급격한 임대료 인상에 거부감이 큰 만큼 당분간은 완만한 인상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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