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미투 운동이 다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실태를 조사한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이창훈 교수는 “학부모 반응이 충격적이었다”면서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5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체육계의 성폭력 실태를 조사·연구한 학술자료를 분석했다. 그는 작년 대한체육회의 의뢰로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국가대표 선수 598명 중 한 번이라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선수는 10명(1.7%)으로 나타났다. 일반 선수(초·중·고 운동부)의 경우 조사에 응한 1069명 중 58명(5.4%)이 성폭력 피해 여부에 ‘있다’고 답했다. 국가대표 선수보다 일반 선수가 성폭력 피해에 더 취약했다. 성폭력은 성희롱, 성추행, 강간 피해를 모두 포함한다. 국가대표의 경우 남자 선수는 1명, 여자 선수는 6명이 성희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여자 선수 4명은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국가대표 여자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대체로 지도자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은 주로 접촉 기회가 잦은 숙소나 훈련장에서 발생했다. 일반 선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가해자는 지도자(11%)보다는 선배(36%), 동료(26%), 후배(13%)가 많았다.






해당 조사의 책임연구원인 이 교수는 “성폭력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일어나 특정 원인을 꼽을 수 없다”면서도 “폭력 지도가 용인되는 문화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활용, 성폭력을 성적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반 선수들은 국가대표 선수보다 성폭력에 더 많이 노출돼 있지만, (국가대표 성폭력 피해만큼) 대중의 관심이나 언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라며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일반 선수들 학부모의 반응이다”라며 “성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반응하는 학부모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강간 피해를 당했을 경우 학부모들이 용인하지 않겠지만 다른 성폭력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수용을 하고, 용인하는 태도가 있었다”라며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