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르망디 지방 그랑 부르그데룰드의 체육관에서 인근 지방자치단체장 600여명과 함께 본인이 제안한 사회적 대토론의 서막을 열었다. 마이크를 든 마크롱은 전국에 생방송된 이번 토론에서 “오늘 이 자리에 금기는 없다”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시장들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모은 노트 등을 펼쳐 대통령을 향해 다양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주요 주제는 파리 등 대도시와 소도시의 격차였다. 지방의 열악한 경제 상황과 탄소세(유류세) 인상으로 인한 농민들의 부담은 ‘노란 조끼’ 시위의 주요 원인이었다. 일부 시장들은 중앙 정부의 지원이 적어 점차 도농간 생활 수준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 500명의 소도시 이빌의 장폴 르장드르 시장은 “우리는 B급 프랑스인인 것 같다”고 했다. 마크롱도 “지역 공직자들에게 소외감과 국가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런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첫 대토론 참석에 앞서 소도시 가즈니를 깜짝 방문해 지역 인사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건의사항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자신의 정책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비속어를 써 가며 “일부 사람들이 일을 그르치고 있다”고 비난해 참석자들을 분노케 했다. 






‘토론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있을 때 국가공공토론위원회 주도로 국민 대토론을 열어 의견을 수렴한다. 1988년 프랑수아 미테랑, 2012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방식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마크롱의 도전이 실효를 거둘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마크롱은 “금지된 주제는 없다”면서도 민감한 사안인 사형제 부활, 낙태 금지, 난민 인정 제도 폐지 등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노란 조끼’ 시위대의 주요 요구사항이었던 부유세(富裕稅) 부활 문제에 대해서도 “(부유세 폐지를) 재평가할 수 있겠지만, 1년 된 조치를 다시 되돌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노란 조끼’ 운동을 이끄는 막심 니콜은 14일 마크롱의 대토론 제안에 대해 “토론은 모든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인데 이것은 토론하고 저것은 하지 말라는 건 ‘닥치고 내 말이나 들어’라는 뜻”이라고 비난했다. 오독사-덴츠사의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32%가 사회적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70%는 “이번 토론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