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2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에서 안락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그동안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했다. 그러나 내부고발자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퇴 의사는 없다고 밝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책임은 대표인 저에게 있다"면서 "이번 논란과 관련 물의를 일으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들, 전국에 수많은 동물 사랑인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에는 안락사마저도 사치인 동물들이 많다. 고통을 직시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것이 동물권 운동이 돼서는 안 된다"고 안락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임원급과 국장, 공동대표들이 회의하면서 안락사했고 은폐도 시도했다"며 "당당하게 공개하지 못했다. 하지만 구조를 안 할 수가 없어서 다시 가시밭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부고발자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박 대표는 "내부고발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가 가슴 아파서 이 문제를 폭로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로 안락사가 마음 아팠다면 즉각 멈출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안락사로 마음이 아픈 사람이 1년이나 증거를 모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제보자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또 "내부고발자가 직원들과의 면담에서 '케어는 망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들었다"며 "폭로내용이 너무나 많이 알려지면서 결국은 우리가 보호하는 동물들, 보호하지 않는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내부고발자를 탓하기도 했다. 아울러 "(내부고발자는) 입양을 잘 보내지 않고 사람을 의심했다"며 "동물 구조·관리 외에 캠페인·교육·홍보·모금에 사람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사무국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내부고발자와 외부세력과 연계돼 있다며 "그 사람들이 수년간 계획해서 원하는 게 박소연을 케어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직 직원들이 케어의 경영권 다툼을 곧 하게 될 것"이라며 "제가 물러날 수 없는 것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안락사 논란과 관련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성명을 내고 "진정 동물의 권익을 보호하는 사회를 위한 논의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이번 사태를 키운 구조적인 책임은 무법 지대에서 개들을 마음껏 번식, 판매, 도살하는 업자들과 그들을 수십 년간 방치해온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사태를 개 식용 반대 및 도살 금지 운동의 후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개·고양이 임의도살 금지법')에 대한 법안 심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