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이웃나라 마케도니아의 국명(國名) 변경에 합의했지만, 그리스 국민이 반대하면서 20일(현지 시각)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마케도니아가 국호를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기로 했음에도 그리스인은 "주권을 침해하지 말라"며 이름에 마케도니아라는 단어를 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신타그마 광장 등 그리스 수도 아테네 중심가에서 마케도니아 국명 변경 합의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와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로이터·AP 등은 경찰 추산 6만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는 구제금융 기간 열린 긴축반대 대형 집회를 넘는 수치다. 이번 시위에는 마케도니아와의 국명 변경 합의안에 반대 여론이 높은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서 원정 온 사람도 많이 참여했다. 





곳곳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졌으며 경찰은 최루탄으로 맞대응했다. 거리는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그리스 국기로 가득 찼다. "마케도니아는 그리스다"라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기로 했지만 시위대는 이마저도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아예 국명에서 마케도니아를 빼버리라는 것이 시위대의 주장이다. 이번 시위는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기로 한 합의안에 대한 그리스 의회의 표결 앞둔 상황에서 벌어졌다. 그리스 의회는 오는 21일부터 마케도니아 국명 변경 합의안 비준을 둘러싼 토론에 착수한다. 늦어도 오는 25일까지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승인 여부를 가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