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이혼 조건’ 합의 없이 갈라서는 ‘노 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영국 탈출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창업자가 브렉시트의 강력한 지지자인 가전업체 다이슨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기겠다고 밝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짐 로언 다이슨 최고경영자가 22일 본사를 몇달 안에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이슨은 생산기지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본사는 영국에 있으며, 영국 맘즈버리에 3500명을 고용한 연구·개발센터가 있다. 다이슨은 지난해 11억파운드(약 1조6천억원)의 역대 최대 이익을 올렸다고 이날 밝혔다.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다국적기업이나 영국 기업들이 본사나 유럽 본부를 이전하는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지만 다이슨의 발표는 두 가지 면에서 영국인들을 더 실망시키고 있다. 우선 영국이 보유한 몇 안 되는 세계적 브랜드가 자국을 등지기 때문이다. 창업자이자 산업디자이너인 제임스 다이슨이 만든 이 업체는 ‘듀얼 사이클론’ 기술과 디자인으로 세계 청소기시장 판도를 바꿔왔다. 다이슨이 2014년에 영국에 15억파운드를 투자한다고 하자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영국의 위대한 성공 스토리”라고 칭찬했다. 또 하나는 제임스 다이슨이 브렉시트 지지 의사를 강하게 밝혀왔다는 점이다. 그는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협상을 하는 각료들에게 협상장을 떠나라며, 그렇게 하면 “그들이 (협상하자고)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임스 다이슨은 본사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그는 영국이 유럽연합의 노동시장 규정을 적용받아 아시아 등지에서 우수 인력을 데려오기가 어렵다고 불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