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고 있는 세계 경제를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핵심 불확실성 요소로 이른바 '4대 먹구름'을 거론하며 "구름이 너무 많으면 한 번의 번개만으로도 스톰(폭풍)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이미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전쟁 전망과 관련해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모르겠다"며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역과 (경제) 심리, 시장에 이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WGS에서 정부와 기업, 가계 등의 과도한 부채와 관련해 차입비용 증가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동안 양적완화로 부채가 늘어난 상태에서 세계 각국이 금융 긴축에 나서고 있어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영국과 유럽연합 간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세계 경제에 뇌관이 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는 점도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IMF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당초 2.1%에서 2.0%로, 신흥개도국 성장률은 4.7%에서 4.5%로 각각 내렸다. IMF는 당시 세계 경제 전망 하향 조정 이유로 무역긴장 상존, 브렉시트 및 예상 이상의 중국 경기 둔화 시 금융시장 심리 악화 등을 꼽은 바 있다. 지난달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이후 또다시 라가르드 총재가 강한 어조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그만큼 올해 세계 경제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더 가파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