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연결 기준)은 총 104조2천100억원으로, 전년말(83조6천억원)보다 무려 24.7%나 늘어나며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현금 보유액은 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이다.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274조9천억원)의 약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2위 상장사인 SK하이닉스 시총(53조7천억원)의 2배, 국내 2위 기업인 현대차 시총(25조8천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현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총자산은 연말 기준 339조3천600억원으로, 1년 만에 12.5%나 증가하며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도 89조5천5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2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로 무려 44조3천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게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아울러 지난해 시설투자액이 전년(43조4천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29조4천억원 수준에 머물면서 지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역대 최고 실적으로 현금을 확보한 덕분에 배당금 지급액은 전년보다 49.9%나 급증한 10조1천900억원에 달하면서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2017년 8조3천500억원에 달했던 자사주 취득액은 8천800억원에 그쳤다. 현금 보유액이 많다는 것은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이 이어졌을 경우 자본 잠식을 막고 단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설비와 기술 투자를 통해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고, 상황에 따라 M&A를 통해 덩치를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풍부한 현금 여력을 토대로 해외 유력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