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방콕포스트는 25일 “개표가 94% 진행된 가운데 742만여 표를 얻은 (탁신계) 푸어타이당이 하원 500석 중 135석, 793만여 표를 받은 팔랑쁘라차랏당은 117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공식 집계결과를 전했다. 의석수로는 푸어타이당이 1위를 차지, 2001년 이후 제1당 자리를 놓치지 않은 탁신계의 ‘불패신화’가 계속된 걸로 보인다. 하지만 총득표수에서 친군부 정당에 밀린 데다 총리를 바꿀 수 있는 상·하원 의석 총수(750석)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패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개정한 헌법에 따르면 총 750석 중 상원 250석은 군부가 지명하고 하원 500석만 선거로 선출한다. 탁신계는 이번 총선에서 하원 376석을 얻어야만 총리 교체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지난 2011년 총선 이후 8년,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5년 만에 열린 선거인만큼 투표함을 열기 전까진 민정 이양을 내세운 탁신계의 압도적인 선전이 예상됐다. AP는 “8만명을 대상으로 한 수안두싯폴의 여론조사 결과 푸어타이당이 173석, 팔랑쁘라차랏당은 9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실제 푸어타이당과 팔랑쁘라차랏당의 의석 격차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오히려 친군부 정당이 득표수에선 약 51만 표 앞섰다. 






외신은 친군부 정당이 예상외로 선전한 것에 대해 태국 국민들이 군부의 안정성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군사 통치 5년 동안 태국 경제는 휘청거렸고 빈부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임금도 정체됐다”면서도 “안정성에 대한 유혹과 지난 군부 쿠데타 전에 벌어진 격동적인 시위와 소요를 피하려는 심리가 태국 유권자들에게 우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 전환 이후 쿠데타가 19차례 발생하는 등 혼란스러운 정국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선거는 시민들이 뽑은 정치인이 군부 세력을 대신해 국가를 이끄는 게 최선인가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평했다. 신생 정당의 제3당 약진도 주목할 포인트다. 타이 서밋그룹 부회장 출신의 타나톤 쯩룽르앙낏(40)이 지난해 3월 창당한 퓨처포워드당은 이번 선거에서 청년층 지지에 힘입어 80석을 획득했다. 26세 유권자 콜타늇쿤 툰 아티루즈는 CNN과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우리의 목소리는 빼앗겼다. 많은 이들이 침묵에 지쳐있었고 우리는 그저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는 작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