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14일 채권단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매각을 확약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그룹 핵심 자산인 아시아나항공을 팔아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등을 살리고,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떨어져나가게 된다. 

금호산업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 수정안`을 마련하고 이번주 초 이사회에서 의결할 전망이다.[허용하지 않은 IFRAME: 관리자에게 문의 바랍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금호산업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이 45.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길 테니 채권단에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다음날 회의를 열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안 수용을 거부했다.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주 채권단과 재협의를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의 추가 지원 없이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맞을 경우 자산유동화증권(ABS)이 조기 상환돼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약속하기로 함에 따라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것은 물론 금호고속, 금호산업의 활로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은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요청했던 5000억원을 영구채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침을 불가역적으로 만들기 위해 영구채 지원 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출자전환 옵션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 관계자는 "자금 지원 규모는 당초 4000억~5000억원 수준이 검토됐으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추후 매각 작업을 채권단이 주도할 수 있도록 출자전환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자구안에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했던 것도 아시아나항공 지분 자체를 매각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회사도 통매각으로 선회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과 이르면 이번주 수정안에 대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자금 지원이 이뤄진 후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 절차를 시작한다. 구주매출 방식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이후 새로운 주인이 8000억~1조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안을 이번주 초 제출하는 것으로 합의를 마쳤다"며 "MOU가 체결되는 대로 구체적인 자금 지원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