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덮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한 국내외 모금액이 10억 유로(약 1조 2775억원)를 돌파한 가운데 프랑스 대기업들이 앞다퉈 거액을 기부하는 데 대해 프랑스 내에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기부금에 대해 소득 20% 한도에서 기업은 60%, 개인에게는 66%까지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CNN은 노트르담 성당 복원을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낸 부호와 대기업들의 세액 공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논란은 프랑스의 부호들이 경쟁적으로 기부금을 내면서 촉발됐다. 프랑스 최고 갑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케링 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이 1억 유로를 내놓자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두 배인 2억 유로를 쾌척했다 프랑스에서 기업이 1억 유로를 기부금으로 내면 국가는 6000만 유로에 대해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 것이라고 안 클레르 파슈 에식(ESSEC)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대해 대기업이 노트르담 복원에만 관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회 복지 프로그램에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줄리아 카제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경제학과 교수는 "아르노가 기부 경쟁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 기부금 중 상당액은 세금을 통해 모든 프랑스인들의 호주머니에서 빠져 나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를 고려하면 성당 복원은 사실상 국가 예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구찌와 이브 생로랑과 같은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 그룹의 피노 회장은 17일 "프랑스 납세자들이 부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정부에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이 공개한 억만장자 순위에서 피노 회장 일가의 재산은 1810억 달러로 이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내놓은 기부금은 전체 재산의 1%에도 못미친다. 프랑스 정부의 휘발유 가격 및 세금 인상 계획에 반발해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는 벌써 5개월째 접어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16일로 예정됐던 대국민담화에서 최저임금과 저소득층 연금 인상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한 부유세 부활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두아르 필립 총리는 17일 성당 복원을 장려하기 위해 1000유로까지의 개인 기부에 대해 세액 공제율을 75%로 올릴 것이라며 기업들은 세액 공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