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경찰서는 존속살인 혐의로 A씨(23·여)와 공범인 남자친구 B씨(30)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B씨는 지난 19일 오후 10시쯤 경남 창녕군 창녕읍의 한 빌라에서 A씨의 아버지(66)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고, 하루 뒤 B씨와 집에서 유기 목적으로 아버지 시신을 마대에 함께 담은 혐의를 받고 있다. 22일 찾은 빌라에는 폴리스 라인이 처져 있었다. 같은 빌라에 사는 한 주민은 “A씨 아버지가 술을 자주 먹어 걱정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큰 소란이 없었다”며 “A씨도 자주 봤지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적은 없었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지적장애 3급인 A씨와 B씨는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일하면서 만나게 돼 지난해 12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후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자 A씨 아버지가 반대했다. A씨는 경찰에서 “아버지가 남자친구를 장애인이라고 무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벌어 온 돈을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데 다 써버렸다”고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아버지의 반대가 커지자 살해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상대방이 범행을 먼저 제안했다”고 말하고 있다. 사건 당일인 19일 오후 10시쯤 B씨가 A씨의 집을 찾아왔다. 지난 3월에 두 사람이 함께 준비한 흉기를 몸에 지닌 채였다. 결국 B씨가 흉기로 자는 A씨 아버지를 찔렀다. 두 사람은 아버지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그 방안까지는 미리 계획하지 못했다. 이들은 시신을 사실상 집에 방치해두고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거나 오락실 등에 가서 게임을 하는 등 다음날까지 평소처럼 지냈다. 오락실 주인은 “두 사람이 우리 오락실에 자주 왔는데 그날도 아무 일 없는 듯 와서 게임을 하고 갔다”며 “그런 일이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범행이 들통났다. 20일 오후 7시50분쯤 “A씨 아버지와 놀러 가기로 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지인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소방당국 등의 도움을 받아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A씨 아버지 시신을 확인했다. 경찰은 집에서 범행에 쓰인 흉기와 세탁기 안에서 아버지의 혈흔이 묻은 의류 등을 발견한 후 두 사람을 상대로 유족 관계인 조사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범행 전후 행적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B씨 외투에 묻어 있던 혈흔을 발견해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고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빠와 엄마에게 미안하다”며 뒤늦게 후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어머니는 지난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