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중국의 돼지열병이 전세계 육류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유럽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덴마크의 대니시 크라운 최고경영자(CEO) 야이스 발뢰르는 중국의 돼지열병은 '게임 체인저'라며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실질적인 충격은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직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치명적 바이러스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전염병의 이번 주기는 2007년 동유럽 조지아에서 시작됐다. 이 병은 동유럽 일부와 러시아를 거쳐 지난해 8월 중국에 상륙했고, 중국 당국이 상황이 진정됐다고 밝힌지 8개월이 지난 지금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중국 전역을 덮쳤다. 중 농무부는 지난주 올 하반기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동기비 70% 이상 뛸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돼지열병으로 중국의 돼지 개체수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라보뱅크 뉴욕의 크리스틴 매크래켄 애널리스트는 "이는 큰 사건"이라면서 "세계 돼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돼지 개체수가 30%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크래켄은 4억3000만마리가 넘던 중국의 돼지 수가 연말께 3억마리로 1억3000만마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14억 인구가 연간 돼지고기 5500만톤을 먹어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대 돼지 소비국 중국을 덮친 돼지열병은 전세계 육류시장의 판도까지 뒤집게 됐다. 브라질, 유럽 등 돼지고기 수출국들이 고기가격 상승으로 큰 혜택을 보는 반면 아시아와 중남미 일부 돼지고기 수입국들은 가격 상승과 품귀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여파는 이전보다 훨씬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브칼 드래고노믹스의 중국 소비자 담당 애널리스트 엔란 추이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ASF 충격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5년 이상이 걸렸지만 중국의 경우 시장 규모, 규제 구조, 낮은 위생기준 등을 감안할 때 위기가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돼지열병으로 이미 중국의 최대 돼지고기 수입지역이 된 유럽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니시 크라운의 발뢰르는 자사의 돼지고기 대중 수출이 2월 이후 2배 증가했다면서 품목 규제도 완전히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족발, 돼지 귀, 내장 등으로 수입을 제한하던 중국이 "지난 두달 사이 거의 모든 부위의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장 큰 혜택을 볼 나라는 브라질이 될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브라질의 대중 돼지고기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면서 돼지고기 외에도 쇠고기, 닭고기 수출 역시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유가공업체인 상파울루의 JBS는 "중국이 더 많이 수입하고 있다"면서 "수요는 돼지 뿐만 아니라 모든 단백질(육류)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JBS 주가는 대중 수출 급증 기대감 등에 힘입어 올들어 50% 넘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