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찰을 방문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합장을 하며 성난 불심을 달랬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 시절이던 2007년 5월 24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은 물론 경남 양산 통도사, 경기 화성 용주사, 경남 합천 해인사 방문 때도 두 손을 모아 합장했다. 소망교회 권사였던 부인 김윤옥 여사는 2007년 도선사 주지 혜자 승려로부터 ‘연화심’이라는 불교 법명까지 받았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전 대통령은) ‘장로 대통령’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5대 종단 지도자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밀접한 교류를 했다”고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성수대교 붕괴와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가 이어지자 “개신교 장로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는 불상을 없애 대형사고가 잇따른다”는 유언비어에 시달려야 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관사(청와대 경내)에 있던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을 김 전 대통령이 치웠다는 루머였다. ‘YS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수 전 비서관은 “흉흉한 소문이 잇따르자 1994년 10월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관저 뒤편에 멀쩡히 있는 불상을 공개하기까지 했다”고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도 합장은 하지 않았다. 김 전 비서관은 “안 하던 행동을 하기가 어색해서 그런지 사찰에서 합장 대신 묵례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김 전 대통령은 항상 ‘내가 믿는 종교가 있으면 남이 믿는 종교도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셨다”며 “80년대 민주산악회 초창기에는 절 근처에서 밥을 해먹어 스님들과 거리낌 없이 지냈고 권사이신 손명순 여사도 절을 많이 찾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지방 불교방송을 잇따라 허가하거나 사찰 종합토지세를 면제하는 등 불교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