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열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을 떠날 때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 1∼2곳(site)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곳이 어디에 있는 어떤 성격의 시설인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우라늄 농축시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현지 기자회견에서 "나오지 않은 것(북한 핵시설)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면서 추가로 발견한 시설이 우라늄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2곳'은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시설은 북한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정찰위성 등 정보 자산으로 파악한 시설로 추정된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영변 외의 장소에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고농축우라늄은 대규모 재처리시설 등이 필요한 플루토늄보다 작은 공간에서 만들 수 있어 훨씬 숨기기 쉽다. 원심분리기 750∼1천개를 1년 가동하면 핵무기 1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 약 25㎏를 확보할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시설은 180여평(600㎡)의 지하 공간만 있으면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월 22일 익명의 전직 청와대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여러 시설에 분산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대 10개소 안팎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평양 근교 지하에 집중됐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타 시설일 가능성도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변 정도의 시설을 운영하려면 관련 연구시설과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파일럿 공장, 원심분리기를 생산하는 공장도 따로 있을 것"이라며 "영변에 있는 시설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거대한 단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