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일 밤 리드뱅크 인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정박 중인 필리핀 어선을 충돌하는 바람에 어선이 가라앉으면서 선원 22명이 물에 빠졌는데도 가해 선박은 곧바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선원들은 마침 주변을 지나던 베트남 선박에 의해 구조됐다. 이에 대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중국 관계 당국이 그 충돌사고를 조사해 적절한 제재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파넬로 대변인은 또 "충돌 원인이 무엇이든,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침몰하는 필리핀 어선의 선원들을 즉각 구조하는 것은 인류의 도리인데 이를 내버려 둔 것은 야만적이고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구조의 손길을 내민 베트남 선박에 감사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도 "필리핀 선원들을 내버려 두고 간 중국 국적 추정 선박과 선원들의 비열한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이는 책임 있고 우호적인 국민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로렌자나 장관은 또 적절한 외교조처를 요구했고, 유럽을 방문 중인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트윗을 통해 "선원들을 버리고 간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가해 선박이 구체적으로 어떤 배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필리핀 정부의 강한 비판에 대해 이번 사고는 "단순 교통사고"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도 '뺑소니'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필리핀 측에서 설명하는 사고 정황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보편적인 해상 교통사고"라며 "만약 관련 정황이 사실이라면 사고를 낸 선박이 어느 국가 소속이든 도주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이런 종류의 일은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서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사건을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중국은 양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에 대해 매우 책임 있는 태도로 필리핀 측과 협력해 이번 사건을 계속해서 조사해 적절히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