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국헌 서울대 공대 학장은 지난 25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학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려면 전체 단과대 학장들이 참여하는 대학본부 학사위원회에서 학칙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의사 타진 결과 통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학칙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면서 우수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전문 인력 양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계약학과란 기업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과 운영비(연 20억~30억원)를 지원하고, 졸업생을 100% 채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학과다. 정부 발표 이후 연세대는 삼성전자,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2021학년도부터 반도체 계약학과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서울대에선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을 중심으로 “특정 기업 취직을 위한 학과 개설은 서울대의 인재 양성 철학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대 공대는 반도체 계약학과 대신 공대에 반도체 전공트랙을 개설하는 방안을 마련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