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차기 총리 주자 중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와 관련해 독일의 전쟁 반성을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한국 정부의 GSOMIA 종료 결정 다음날인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마주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며 “그것이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표면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뉘른베르크 재판과 별개로 전쟁 책임을 스스로의 손으로 밝힌 독일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시바 전 가사장은 과거 방위청장 재임 시절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리콴유 당시 싱가포르 총리가 “일본이 싱가포르를 점령했을 때의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냐”고 물은 뒤 “다시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의외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공부하지 않음이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리 총리의 ‘용서하자. 하지만 잊지 말자’는 말을 인용하면서 “나라와 민족 간의 화해에 방대한 시간과 노력이 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와 한국은 역사도, 민족성도, 종교관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논하는 것은 물론 불가능하지만, 일본과 조선반도의 역사, 특히 메이지유신 이후의 양국 관계를 배울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적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릴 정도로 아베 신조 정권에 비판적인 인물이지만, 한·일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소신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아베 총리와 1대1 대결을 펼쳐 패했지만, 지방 당원들로부터 많은 표를 얻으며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