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막아 미안하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사태다."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미술관 앞에는 7일(현지시간) 이런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도로에 드러누워 경찰에 저항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환경 운동가들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며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인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 소속 수백명의 활동가들이 이날 베를린과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점거 시위를 열며 도심이 한바탕 소란스러웠다. 멸종저항은 2025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하기위한 정책을 각국 정부에 요구해왔다. 활동가들은 지금이라도 기후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는 주장을 상징화하기 위해 거리에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런던 시위대는 웨스트민스터 다리, 램버스 다리, 트래펄가 광장, 정부 주요 관공서 주변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는 도로에 텐트를 설치하고 차량을 세웠다. 트래펄가 광장에는 '우리의 미래'라고 적힌 관을 실은 영구차도 등장했다. 이날 시위로 오후까지 27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멸종저항은 지난 4월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 공개, 시민의회 구성 등을 요구하며 런던에서 11일간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당시 런던 시내 주요 명소와 도로, 기차역 등을 점거하면서 큰 혼란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마드리드에서도 시위대는 출근 시간대에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수백명은 환경부 앞에 텐트 등으로 캠프를 차렸다. 마드리드에서도 3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멸종저항은 앞으로 2주간 전 세계적으로 60개의 도시에서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요구하며 비폭력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