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해의 태풍들은 얼추 다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제 사후분석이라는 것을 해야할 차례죠.
그리고 그 중에는 베스트 트랙이라는 게 있습니다.

베스트 트랙이라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존재하는데 
넓게 보자면 베스트 트랙(best track)은 현재까지 나온 기상속보를 통해서 만들어낸 가장 타당한 경로나 해석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태풍이 소멸한 후에 사후분석을 통해 얻어낸 가장 '그럴 듯한' 태풍의 경로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 과정은 보통 1년정도 걸리는데 1년 넘게 분석작업이 계속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분석작업의 결과물은 그래픽으로 산출되지 않고 텍스트의 형태로 저장되고 그래픽은 간단한 정보만 보여주는 도식으로 활용됩니다.

베스트트랙 데이터의 기본양식을 살짝만 보여드리자면



이렇게 아스키코드로 기록해야 하고 실제로 데이터를 넣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옵니다.


대략 이런 식으로 저장을 해둔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슈퍼컴퓨터 도입 이후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2015년부터 베스트 트랙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그전까지는 기상청도 슈퍼컴퓨터와 거기에 있는 수치예보모델 운용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돈문제였지만요. 
태풍의 발생이라는게 극대기와 극소기로 나뉘어서 순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고로 2010~2013년이 극소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극대기로 향하는 국면이라 추정되고 있구요.)
2010년~2015년이 태풍발생이 뜸했던 때라 당시 국회나 행정부에서는 돈을 잘 안주셨던거죠.

아무튼 여러가지로 이유로 기상청은 2015년부터 베스트트랙을 산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픽으로는 이런식의 결과물이 나오는데 색색깔의 원들이 의미하는건 대략 저 크기만큼의 오차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가운데에서는 어지간하면 오차가 크게 나오지 않는데 오차가 가끔씩 크게 나오는 이유는 관측자료가 유실되었거나 관측장비가 맛이 가서 관측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던가 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낭카나 찬홉같이 발생초기와 소멸시기에서 큰 오차가 존재하는 이유는 한국, 미국, 일본 각국의 기상청에서 태풍의 발생과 소멸에 대한 기준이 동일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한이 보고하는 기상관측값의 신뢰수준이 매우 낮다는 이유도 들어있지만요.
전 세계는 전쟁 중인 국가라 해도 심지어 인도-파키스탄 마저도 자신들이 관측한 기상정보를 아래와 같은 전문형태로
정해진 시각마다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관측수준이 형편없으면 그냥 없는걸로 치고 생략해버리거든요.
일종의 신용불량자로 취급받는 관측소들이 북한과 중국, 몽골 쪽에 꽤 있습니다.

아무튼 이 작업들이 컴퓨터로만 진행되어도 힘이 드는데 더 힘이 들게 만드는 요소가 있습니다.


네......일부는 반드시 손으로 따로 작성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건 세계기상기구의 권고사항이라 한국만의 인력낭비는 아니니까요. 오해는 하지말아주세요.

정말이지 2021년에는 국회에서 기상청도 공무원 좀 많이 뽑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은 물건너 간거 같고....

써놓고 보니까 지식글의 탈을 쓴 푸념글이 되어버렸네요..죄송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