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당국은 이날 시리아 정부가 터키와의 전체 국경 지대를 따라 군대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당국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 공격(터키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대처하기 위해 시리아군이 터키와의 국경을 따라 배치돼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돕도록 시리아 정부와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쿠르드 당국은 시리아 정부군 배치가 쿠르드 민병대 SDF로 하여금 터키군의 공세에 맞서고 터키군과 용병들이 진입한 지역을 해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또 아프린처럼 터키군이 이전부터 점령하고 있는 시리아 내 다른 도시들을 해방할 기회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관영 사나 통신은 정부군 부대들이 이미 북부 지역으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 TV 채널 알 마야딘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군이 48시간 이내에 쿠르드 민병대 SDF가 통제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도시 코바니와 SDF 동맹군이 통제하고 있는 인근의 만비즈로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르드족은 그동안 시리아에서 내전을 벌이는 한편으로 지난 2014년부터는 미군과 함께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미군의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수 결정으로 버림받게 됐고, 급기야 터키군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됐다. 문제는 그동안 쿠르드족은 시리아 북부에서 자치권을 행사해왔는데 이번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 간 합의로 인해 아사드 정권의 영향력이 시리아 북부에 다시 미치게 됐다는 점이다. 아사드 대통령으로선 이를 계기로 정권의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지속해온 시리아 내전 사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이란의 비호 아래 정권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입김이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가 이번에 '대(對)터키 공동 전선'을 펼치기로 합의하는 과정에 러시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AP 통신은 러시아 관리들이 그동안 실무자급에서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 간에 중재를 해왔다며 '러시아 역할론'을 언급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주도의 IS 격퇴전으로 인해 몰락 위기에 직면했던 IS가 부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