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홍콩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가 밤중에 괴한들의 쇠망치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홍콩 내에서 ‘백색테러’에 대한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샴 대표는 16일 밤 7시40분쯤 홍콩 몽콕 지역에서 열린 민간인권전선 연례총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4명의 괴한에게 공격을 당했다. 비중국계로 보이는 괴한들은 해머, 스패너 등으로 샴 대표의 머리와 팔 등을 마구 내리쳤다. 샴 대표는 머리와 팔에서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주위 사람들이 이를 저지하려고 했으나, 괴한들은 칼을 휘두르며 접근을 막았다. 경찰은 “샴을 발견했을 때 그의 머리와 팔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괴한들은 범행 후 미리 준비한 차량에 올라타고 도주했다. 샴 대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병원 이송 당시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민주인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홍콩에 ‘백색테러’의 공포를 불어넣으려는 의도”고 비난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0일 침사추이에서 웨스트카오룽 고속철 역까지 행진하며 ‘복면금지법' 반대시위를 대규모로 개최할 예정이어서, 이번 테러가 집회 저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샴 대표는 앞서 지난 8월 29일에도 홍콩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복면을 쓰고 야구 방망이와 흉기를 든 괴한 3명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에도 민간인권전선은 8월 31일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 결정 5주년을 맞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시점었다. 당시 민간인권전선은 경찰의 집회 불허와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시위를 취소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민간인권전선이 안전을 이유로 주말 시위를 취소할지 주목된다. 홍콩에서는 백색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18일에는 사틴 지역의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 룽캄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당해 크게 다쳤다. 지난달 2일에는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의 이삭 청 부주석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체불명의 남성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같은달 4일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쓴 두 명의 남성이 반중국 성향의 일간지 빈과일보를 소유하고 있는 지미 라이의 자택 정문에 화염병을 던졌다.이어 지난달 24일에는 야당 소속 로이 퀑 의원이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에 타려다가 괴한 4명으로부터 주먹과 발로 구타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