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10분께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서초동에서 열렸던 집회에 이은 '시즌 2' 성격의 촛불 집회다. 주최 측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 지난 4월 상정된 신속처리대상안건인 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의 상임위 심사 기간이 도래됨에 따라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자 다시 문화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부터, 서로 손을 꼭 잡은 중년 부부까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함께 아리랑'이라고 쓰인 노란 풍선을 든 채 "검찰 개혁하라", "공수처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벌써 4차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최인복(75)씨는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해 "(조 전 장관이 얘기대로) '불쏘시개' 역할은 제대로 했다. 마녀사냥을 그렇게 하는데도 버틴 게 정말 감사하고 고맙다"고 평가했다. 32개월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모(42)씨는 "조국 장관 사퇴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명박 정부를 향해 '쿨하다'고 발언하는 것을 보면서 검찰 개혁, 적폐 청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 앞에서는 시민연대 집회와 반대 성격인 '맞불 집회'도 열렸다. 자유연대를 비롯한 반(反) 대한민국세력축출연대 등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들은 오후 6시께 국회대로 부근 금산빌딩 앞에서 '애국함성문화제'를 개최하고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정경심 구속" 등을 외쳤다. 이들은 집회 도중 맞은편에 있는 현대캐피탈 건물 벽면에 레이저를 쏴서 '조국 구속, '공수처 반대' 등의 글자를 만들어냈다. 당초 시민연대 집회는 국회의사당역 2·3번 출구 인근, 자유연대 집회는 5번 출구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양측이 사전 집회를 하며 크게 틀어둔 음악 소리를 서로 문제 삼으며 갈등을 빚자 무대를 옮기기도 했다. 앞서 오후 2시 40분께 양측 모두 스피커 음악을 끈 채 서로를 향해 "우리 함께 동시에 일어서서 저쪽을 쓸어버리자", "저 빨갱이들이 폭동 짓을 하려고 한다"며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다. 오후 5시께 여의대교에서 서강대교 방향 국회대로 4개 차로가 통제됐고, 시민연대 측은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 부근부터 의사당대로 산업은행 부근까지 'ㄴ'자 형태로 약 800m 4개 차로를 메운 채 집회를 했다. 이날 오후 5시 20분께 무대에 오른 한 관계자는 "지금 10만 가까이 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참석자 추산 인원은 파악도, 공개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