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장면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가장 필수적인 장면이라고 봤어요. 이 영화는 인물들이 의도를 했건 안 했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게 되고 거기에 개입함으로써 일어나는 비극이에요. 아버지와 자녀가 미성년자관람불가 영화를 같이 봐도 민망한데 심지어 실제 섹스 행위가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불편함도 그렇지만, 이 장면이 기택에게는 전환점이 되는 거죠. "위대하신 박사장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던 사람이 이제 박사장 가족으로부터 심정적으로 격리되는 출발점이라 꼭 필요한 시퀀스라고 봤어요. (중략) 이 섹스 씬에서는 최대한의 긴장감과 압박감이 느껴져야 했어요. <<야한 영화를 보는 쾌감 같은 게 느껴져서는 절대 안 되고, 그저 이 씬이 빨리 끝나면 좋겠다는 압박감을 관객에게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그 압력을 기택과 관객이 고스란히 나누길 바랐어요.> >정말 질식할 것 같은 느낌. 그 장면을 흐르는 음악의 분위기도 압력밥솥의 압력이 증가하는 것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고 정재일 음악감독에게 요청했고요."

-FILO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