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수치예보 글을 쓰기는 했지만 같은 기상청 직원이라도 예보관과 연구관들이 수치예보를 보는 시야는 좀 다릅니다.
어쨋든 예보관들에게는 슈퍼컴퓨터도 예보를 위한 여러가지 도구들 중에서 하나일 뿐이니까요.
좀 많이 정말 많이 비싸고....특별한 도구죠. 

기상청이 이용하는 도구들은


이 장비들의 공통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1. 하나같이 오지게 비싸다. (해양기상부이 하나에 1~3억입니다.싼 것도 5천만원)
참고로 낚시선박이나 조업에 나선 선박들이 종종 닻 내리기가 귀찮아서인지 저희 기상청 부이에다가 밧줄을 감다가 부셔먹고 도망가시는데 제가 알기로는 올해까지는 돈만 청구했었지만 내년부터는 중범죄로 분류되서 징역 + 강제추징될수도 있다는군요. 낚시하시는 분들은 혹시 자신이 승선한 배의 선장이 그럴 경우 막아주셨으면 합니다.


2. 파는 기업도 1곳 아니면 2~3곳.
그래서 가격도 잘 안내려가고, 서비스도 구리고.........힘듭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위성도 거지같은 도구인게 가격은 오지게 비싼데, 실패확률까지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기를 써서 기상위성을 올리면 이유는


당연히 성능이 좋아서죠. 



지금 지구 상공을 떠 있는 기상위성들은 위와 같은데 결론은 한 줄입니다. 천조국이 천조국했다.
X-File에서 주인공들이 '그들은 어디에나 있다' 고 했었던가요? 정말 맞습니다. 미국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자체 기상위성이 없는 국가들은 어디에나 있는 미국의 기상위성에 크게 의지하고 있죠.


그 덕분에 이런 일식쇼도 글로벌하게 볼 수 있죠.
우리나라의 기상위성은 현재 천리안1호(아직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천리안2A호가 정지궤도 상공에 있습니다.

천리안의 관측범위는 크게 3가지 범위로 나뉘는데
 

1. 전체 지구를 찍는 전구
2. 동아시아 일대
3. 한반도 일대

이렇게 3가지 범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상청 내부망에서는 좀 더 디테일하게 나뉩니다.
그리고 천리안 위성이 이용하는 전자기파 영역은 총 5종이고 이를 응용한 합성영상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1. 적외선은 말그대로 열을 베이스로 관측해서 보여주는 거고 온도가 높을수록 검게 낮을수록 하얗게 나옵니다.
2. 가시광선은 우리가 보는 그 가시광선입니다. 태양빛을 많이 반사하는 물체일수록 위성에서는 하얗게 나옵니다.
또한 가장 해상도가 높은 영상을 제공해주는 영역이죠.
3. 수증기는 적외선의 성질을 응용한 건데 지금은 매우매우매우매우 정말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까지만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단파적외는 가시광선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영역입니다.
그리고 가시광선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밤이 되면 안 보인다는 겁니다. 해가 지면 장님이 되는거죠. 그리고 일출 직전, 일몰 직후에 예보관들에게 눈갱을 선사해주기도 하죠.
아무튼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게 단파적외 영상입니다.

5. 적외강조 영상은 어떤 대상만을 추적하기 위해 만든 전용영상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바로 적란운 같은 위험한 구름들을 추적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잠깐 여담이지만 적란운 꼭대기에 빵떡모자같이 볼록하게 솟아오른 부분이 보이시죠? 
저렇게 솟아오른 걸 오버슈팅 탑(Overshooting Top)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나는 정말 쎄다'는 뜻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요.


대부분의 적란운들은 위와 같은 형태를 이룹니다. 빵떡모자를 얹는 경우가 더 적죠.
그 이유는 적란운의 꼭대기 그러니까 빨간선이 그어진 영역 위부터는 대류권이 끝나고 성층권이 시작되는 부분이거든요.
맞습니다. 그 '오존층'이 있는 성층권이요. 오존층이 자외선을 막아내면서 발생하는 열때문에 성층권의 공기는 대류권 꼭대기의 공기보다 가볍고 온도가 높거든요. 그래서 적란운은 일반적으로는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합니다.
다만 적란운이 너무 강하면 성층권의 벽을 뚫어내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게 바로 Overshooting Top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강해지면 회전력이 생기고 


이런 소규모 폭풍을 형성합니다. 메조사이클론 이라고 부르는 존재가 되죠. 단 태풍은 아닙니다.
태풍이나 허리케인은 아예 적란운들로 벽을 치고 다니는 현상이니까요. 


태풍을 찍은 이 사진에서 위로 볼록볼록 솟아있는 부분들 대부분이 오버슈팅 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런 구름들을 탐지하는데 특화된 영상이 적외강조 영상입니다.


태풍 하기비스가 북상하던 때에 찍힌 영상인데 이렇게 색칠된 부분들이 바로 강조된 영역이고 이런 부분은 예보관들이 더욱 주의깊게 봐야하는 영역이 되는거죠.

6. 합성영상은 적외선영상, 가시광선 영상, 수증기 영상을 말 그대로 합성시킨 영상입니다.


만약 글을 더 이어나가게 된다면 6종의 영상을 하나씩 설명하고 적용사례를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업무가 있을 때는 당연히 올리지 못하므로, 다음 비번일 때 별다른 일이 없다면 올릴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