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의 시위 영향으로 소매, 관광업 등 홍콩 주요 업종뿐만 아니라 부동산,금융,물류,운수업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10월 홍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9.3으로 2008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9월 PMI는 41.5였다.경기 측정 지표인 PMI 수치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 작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주택가격지수는 5월 고점 대비 10월까지 6% 하락했다. 올해 3·4분기 홍콩의 식음료 업계 매출액이 264억홍콩달러(약 3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줄었다. 이는 2·4분기보다 10.6% 줄어든 수치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사스가 홍콩을 강타한 2003년 2·4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가파른 감소폭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 전망 순위도 아시아 22개 도시 중 꼴찌를 기록했다. 어반랜드인스티튜드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집계한 2020년 아시아 지역 부동산 투자 전망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2개 아시아 주요 도시 중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14위를 기록했던 홍콩은 22위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동산 시장인 싱가포르와 홍콩의 운명이 내년에는 엇갈리게 될 것"이라며 "내년 부동산 투자 전망에서 싱가포르는 1위로 뛰어올랐고, 홍콩은 최하위로 미끌어졌다"고 전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을 치는 가운데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도 암울하다. 홍콩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3.2% 감소했다. 2·4분기에도 홍콩 GDP는 전분기보다 0.4% 줄어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홍콩의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불어닥친 10년만의 불경기는 내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친중·반중간 갈등은 수습 불가 국면을 향하고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홍콩 경찰은 도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강력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기본법에 따라 무장 경찰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경찰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에서 군 투입론을 제기한 것은 홍콩에서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던 지난 7월 말 이후 4개월 만이다. 홍콩 사태가 통제 불능상태로 갈 경우를 대비해 중국이 통제력을 강화하는 시나리오를 가동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마카오 문제를 총괄하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한정 부총리는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캐리 람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둥·홍콩·마카오 광역도시권 건설 지도 소조 회의를 열어 중국이 광둥과 홍콩, 마카오를 광역도시권으로 묶어 중국의 통제력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가속하기로 결정했다. 홍콩의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시위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0∼1%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