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방문 이틀째이자 사실상 공식 일정 첫날인 21일 오전 정부 청사에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베푼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방콕 시내 왓 랏차보핏 사원을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당시, 수도 콜롬보의 한 불교 사원을 깜짝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는 미리 정해진 일정이 아니었다. 교황은 다른 사원 방문자들이 하는 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 경의를 표하고 부처 제자 2명의 사리탑을 공개하는 불교 의식을 참관했지만 갑작스러운 일정이어서 방문 시간은 매우 짧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와 달리 교황청이 사전에 공지한 공식 일정이었다. 만남의 대상도 태국 불교 최고지도자였다. 태국 인구의 95% 이상이 믿는 불교가 태국 국민에게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불교 최고지도자인 솜뎃 프라 마하 무니웡을 만나기 전 다른 사원 방문자처럼 사원 건물 앞에서 신발을 벗었다. 그런 뒤 대형 불상 앞에서 최고 지도자와 마주 앉아 불교의 포용성에 존경의 뜻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인들은 태국 내에서 소수임에도 종교적 활동에서 자유를 누려왔고, 또 오랜 세월 그들의 불교도 형제자매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톨릭 인들이 태국 내 불교도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과 환경을 돌보기 위한 일에 더 애쓰겠다며 '종교 화합'의 메시지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