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은 22일(현지시간) '간첩행위 공모죄'로 기소된 제리 춘싱 리(55)에게 유죄 판결하고, 19년형을 선고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리는 CIA를 떠난 뒤 2010년부터 약 3년간 중국 정보요원들로부터 84만달러(약 10억원)를 받고 자신이 CIA 재직 중 알게 된 인적 네트워크 명단과 정보 수집기법 등 기밀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았다. 간첩행위 공모죄는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리는 앞서 5월 심리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 형량이 20년가량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고, 이날 그와 유사한 선고가 내려졌다. 홍콩 출신인 리는 15세에 하와이로 이민한 후 미국에 귀화했다. 리는 1994년부터 13년간 CIA '케이스 오피서'로 일하다 2007년 조직을 떠나 홍콩으로 건너갔다. 케이스 오피서는 주로 인적 정보자원을 구축·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2010년 중국 정보요원 2명이 그에게 접근해 10만달러를 제시하며 '평생'을 책임지겠다고 회유했다. 리는 CIA 비밀 정보원 8명의 이름과 통신기법 정보 등을 중국에 넘겼고, 그 결과 CIA의 중국 첩보망이 와해했다는 게 미국 검찰의 판단이다. 2012년 연방수사국(FBI)은 리가 투숙한 하와이 호텔 방을 수색해 정보원과 요원 등의 이름·주소가 기재된 노트를 발견했다. 이날 판결 후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검의 재커리 터윌리거 검사는 "리는 국방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킬 책무를 수용하고 준수하는 대신에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