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권위가 평택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빈곤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66.9%가 '돈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 적 있다'고 답했다. 조사는 전국 만 19세∼34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청년 취약계층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표본의 40% 이상은 실업 상태에 있거나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에 할당했다. '가족 생일 등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부담스럽다'(49.6%), '돈 때문에 식사를 거르거나 양을 줄인 경험이 있다'(49.5%)는 답변도 절반에 육박했다. '생활필수품을 줄일 정도로 어려운 적이 있다'(31.2%), '매월 공과금을 내는 게 힘든 적이 있다'(30.8%)는 답변도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3명은 현재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만 19∼24세 청년의 경우 학자금 대출(60.3%), 만 25∼29세는 생활비(25.0%), 만 30∼34세는 주거비(53.9%)가 채무 발생의 주된 요인이었다. 온라인 응답자 중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조사에서도 청년들은 "나에게 필요한 건 1초도 망설임 없이 '돈'이다", "학자금을 절반 정도 갚았는데 다른 신용카드 대출도 있다"고 언급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사팀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등록금 상환의 의무를 지고 상당한 취업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이들의 '마이너스 인생'이 길어진다"며 "바로 취업이 가능한 직장을 선택하면 또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빈곤 청년'들이 겪는 악순환을 지적했다. 청년들은 일상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안정적 일자리 마련'(37.5%)과 '주거·임대 등을 위한 주거비용 조달'(18.0%)을 꼽았다. 이어 생활비 마련(17.5%), 대학 등 교육문제(6.1%), 결혼 및 연애(5.3%)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