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해당 구간에 음주단속 안내용 세움 간판을 설치하고 내부순환도로에서 청계천로로 진입하는 1차로를 지나는 차량을 대상으로 기습 음주단속을 실시했다. 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단속에 대체로 놀란 표정으로 음주측정에 응했다. 구급차나 택시, 공공기관 소속 차량도 예외는 없었다.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거나 단속 경찰관을 향해 "고생이 많다"고 격려하는 시민도 있었다. 화물트럭을 몰던 한 남성 운전자는 단속에 응하더니 "도대체 낮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핀잔을 던지기도 했다. 단속 시작 24분째. 승용차 운전자 A(34·남)씨가 숨을 불어넣은 감지기에서 '삑삑' 하는 경보음이 울렸다. 경찰관들은 A씨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정확한 음주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갓길에 세워 둔 경찰차로 데려갔다. A씨는 "자정께 친구들과 소주 1병을 마셨다"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입을 헹군 뒤 음주측정에 응했다. 측정기 화면에 뜬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0.031%였다. 올해 6월 '제2 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훈방조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찰관들은 A씨의 인적사항을 기록한 뒤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귀가하도록 안내했다. 최 경위는 "A씨처럼 술을 마시고 나서 12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단속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숙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술이 다 깼다고 생각하고 아침에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에 술을 한 잔이라도 마셨다면 꼭 대리운전을 이용해 귀가하고, 전날에 술을 마신 경우에도 아침에 운전대를 잡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는 이달 16일부터 31일까지를 '교통안전 특별기간'으로 정해 기관 간 대책을 공유하고 집중 단속을 벌인다고 밝혔다.